고3때 백혈병 진단… 항암치료 받으며 ‘의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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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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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4번째 도전서 전남 자연계 수석영예
고태영 씨 감동 사연

백혈병으로 5년간 투병생활을 하는 수험생 고태영 씨(22·전남 순천고 졸·사진)가 네 차례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전 끝에 2010학년 수능 전남지역 자연계 수석의 영예를 차지했다. 그의 수능 표준점수는 696점. 고 씨는 고3 때인 2005년 8월 백혈병을 앓게 됐다. 머리가 어지럽고 얼굴이 창백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의 가족은 고 씨의 치료를 위해 전남 화순군 전남대병원 암센터 주변 아파트로 이사를 갔고, 고 씨는 8개월 동안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았다.

고 씨는 항암치료가 끝난 뒤인 2006년과 2007년 수능에 도전했지만 백혈병을 앓기 전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항암치료에 따른 우울증이 생긴 데다 100m도 걷기 힘들 정도로 체력이 떨어졌기 때문. 그는 “항암치료 이후 항상 피곤함을 느껴 공부 집중이 힘들었다”며 “당시 수능 점수는 밝히기 부끄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고 씨는 지난해 수능에서는 서울대 사범대에 합격했지만 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네 번째 수능 도전을 결심했다. 그는 “재발 여부를 살펴봐야 하고 의사가 되는 과정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꿈을 이룰지는 아직 모른다”며 “하지만 의사의 꿈을 이뤄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 씨는 투병생활을 이겨낸 수능 공부 비법도 소개했다. 그는 “수능 공부는 벼락치기가 없다”며 “마라톤을 하는 마음으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씨의 어머니 김막임 씨(50)는 “아들에게 공부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강조했다”며 “아들이 운이 좋아 전남 수석을 차지한 것 같고 아들이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 제일 기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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