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유치, 대학들이 뛴다]<10·끝>가천 의과대

  • Array
  • 입력 2009년 12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신약 임상경험 풍부… “바이오산업 선도”
암-당뇨연구원 최고수준
제약 전문인력 양성 도움
무료수술 등 지역봉사 앞장

가천의과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에 설치된 실험동물센터. 실험용 쥐 3만 마리를 보유할 수 있는 규모의 이 센터에는 1마리에 1억 원을 호가하는 유전자 변형 마우스도 있다. 사진 제공 가천의과대
가천의과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에 설치된 실험동물센터. 실험용 쥐 3만 마리를 보유할 수 있는 규모의 이 센터에는 1마리에 1억 원을 호가하는 유전자 변형 마우스도 있다. 사진 제공 가천의과대
정부가 발표한 약대 신설 취지는 지역별로 부족한 약사 충원과 글로벌시대의 제약부문 전문인력 양성이다. 연간 입원환자(42만 명) 기준 전국 5위권으로 ‘인천의 대표 병원’으로 통하는 길병원이 세운 가천의과대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전국 어느 대학보다 앞서 있다고 자부한다. 특히 국내 최고 수준의 암·당뇨연구원, 뇌과학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어 약대를 설립하면 바이오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인증

가천의과대는 최근 5년여 동안 1800억 원을 들여 이길여 암·당뇨연구원(2008년 5월)과 뇌과학연구소(2004년 9월)를 각각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길병원과 가천의과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 두 연구소는 단기간에 국내 정상급 연구소로 자리 잡았다. 이는 정부가 올해 이길여 암·당뇨연구원과 뇌과학연구소를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으로 인증한 사실로 확인할 수 있다. 가천의과대의 연구역량은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올해 실시한 아시아대학평가에서 과학기술논문색인(SCI) 논문당 인용지수가 국내 4위, 아시아 14위를 기록한 데서 잘 나타난다. 논문당 인용지수는 논문의 질을 평가하는 잣대로 통한다.

특히 5월 국내 최초로 한국인의 게놈 지도를 작성한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은 생명공학 분야의 중심 연구소로 기반을 다졌다. 이 연구소가 운영하는 한국마우스대사질환특화센터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유전자 변형 마우스(실험용 쥐)를 이용해 대사성질환을 연구하고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마우스의 생체가 실험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 장비인 ‘9.4테슬라(T)핵자기 공명분광기’는 아시아에서 단 한 대뿐이다. 30억 원이 넘는 고가 장비다. 이 때문에 국내 유수의 제약회사와 대학 연구소들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에 신약 후보 물질의 약효 분석을 의뢰하고 있다.

충남대 의대 송민호 교수는 “이길여 암·당뇨연구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신약 효능을 광범위하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라고 평가했다.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조장희 박사가 이끌고 있는 뇌과학연구소는 세계에서 4번째로 7테슬라(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 MRI는 현재 상용하고 있는 3T MRI가 촬영할 수 없는 미세한 뇌혈관까지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 뇌과학연구소는 이 MRI를 활용해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등과 같은 뇌혈관 관련 질환을 연구하고 있다.

○ 50년 넘는 지역 봉사

가천의과대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은 그동안 간호사 미용사들과 함께 도서벽지 무료 진료 봉사활동을 벌이는 등 봉사에 앞장서왔다. 또 적자를 무릅쓰고 인천 백령도와 강원 철원, 경기 양평 등 의료 취약지에서 병원을 운영했다. 이 회장이 설립한 새생명찾아주기운동본부는 11월 말 현재 국내외에서 무료수술을 통해 4155명의 생명을 구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이 회장은 9월 몽골 정부가 수여하는 보건의료 분야 최고 훈장을 받았다. 가천의과대 신익균 부총장은 “가천의과대 암·당뇨연구원과 뇌과학연구소, 송도국제도시에 설립할 바이오연구단지(BRC), 가천의과대 길병원의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약대를 설립하면 국내 바이오, 제약산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인천지역에 오랜 봉사의 뿌리를 두고 있는 대학이 설립한 약대가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약사를 배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