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유역이 새로운 철새 도래지로 떠올랐다. 국립중앙과학관이 군산시 의뢰로 최근 1년간 실시한 ‘금강 및 새만금 조류변화’에 대한 조사 결과, 국내 대규모 철새 도래지 중 하나인 군산과 충남 서천에 걸쳐 있는 금강 하구 철새가 습지가 넓은 새만금 유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중앙과학관은 24일 군산시청에서 열린 용역보고회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올 10월 말까지 1년 동안 금강 유역에는 총 109종류의 철새 54만7000여 마리가 날아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반면 새만금 담수호에 연결되는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에서는 각각 117종 42만5000여 마리와 152종 7만3000여 마리의 철새가 목격됐다.
중앙과학관 측은 겨울철이면 금강 유역으로 몰려든 철새가 습지가 넓고 사람과 차량 등 방해요인이 적은 새만금 유역으로 점차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새만금 유역은 금강 하구에서 약 20km 떨어져 있다. 방조제 축조 이후 새만금의 환경 변화로 금강 지역에는 도요물떼새, 가창오리 및 수금류가 늘어났다. 새만금 지역에는 물막이 공사 후 오리 및 기러기류, 참새목 조류, 번식조류가 많아진 반면 도요물떼새류는 줄었다.
중앙과학관 백운기 박사는 “새만금의 마른 갯벌은 도요류의 서식을 불가능하게 해 금강하구에 도요류가 늘어났다”며 “대신 주변 농경지 비율이 높은 새만금 지역으로 오리류가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금강 및 새만금 일대에서는 가창오리 69.36%, 청둥오리 7.11%, 흰뺨검둥오리 2.61% 등 가창오리 및 오리 기러기류가 절대적으로 우세했다.
군산시 철새전망대 한성우 학예연구사는 “방조제를 막은 뒤 제방 내부가 담수화되면서 철새가 물이 많고 자연 훼손이 적은 새만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새만금 내부개발 작업이 본격화하면 철새가 한때 금강으로 되돌아오겠지만 결국에는 습지가 넓은 새만금이 새로운 철새도래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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