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성평등인식 아빠 닮았나…“남편이 돈 벌어와야” 보수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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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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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중고생 247명 조사

“남녀간 타고난 능력 차이 나”
남학생들 차별의식 특히 심해

초등학생들도 ‘성평등 인식’에서는 기성세대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학생보다 남학생에게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5월 4일∼6월 4일 수도권에 거주하는 초중고교생 247명(초등학생 100명, 중고교생 147명)을 대상으로 성역할 태도를 조사한 결과 성평등 인식도는 예상보다 낮았다. 이번 조사는 보수적 성역할 태도를 묻는 질문 항목에 ‘매우 그렇다’ 4점, ‘그렇다’ 3점, ‘그렇지 않다’ 2점, ‘매우 그렇지 않다’ 1점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평균점수가 1점에 가까울수록 성평등 인식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남녀를 불문하고 초등학생들은 가정 내 성역할 부문에서 특히 보수적이었다. ‘남편은 바깥일을 해서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항목의 평균점수는 2.89로 전체 8개 항목의 평균점수인 2.23보다 크게 높았다. ‘여자와 남자가 함께 일할 때 책임자는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항목의 평균점수는 2.36이었다.

성별로 나눠서 분석해보면 초등학교 여학생보다 남학생의 성평등 인식이 떨어졌다. 여학생의 평균점수는 ‘남편은 바깥일을 해서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항목에서 2.71, ‘남자와 여자는 타고난 능력에 차이가 있다’는 항목에서 2.24였던 반면 남학생은 각각 3.04와 2.70이었다.

이 같은 성향은 중고교 남학생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사회적 역할과 능력에서 남녀 차이가 크다고 대답했다. 남학생의 경우 ‘남자와 여자는 타고난 능력에 차이가 있다’는 항목의 평균점수는 2.55, ‘여자와 남자가 함께 일할 때 책임자는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2.51, ‘리더십은 여학생보다 남학생에게 중요하다’는 2.45로 전체 8개 항목의 평균점수인 2.15보다 높았다. 반면 여학생의 경우 ‘여자에게 적합한 일과 남자에게 적합한 일이 따로 있다’는 항목의 평균점수는 2.17, ‘여자와 남자가 함께 일할 때 책임자는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항목의 평균점수는 2.06으로 성평등 인식이 높은 편이었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남녀 간 인식차가 크면 원만하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며 “성평등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학교 상담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18일 개최하는 ‘학교에서의 성인지적 폭력예방교육 정착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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