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플루 대책 이후
아내-부모 등 댓글로 하소연
軍 “접종후 내년 1,2월 가능”
군부대 인근 상인들도 울상
일요일인 8일 오후 1시경 강원 화천군 화천읍 중심가. 예전 같으면 외출, 외박 나온 장병과 면회객들로 북적였지만 4일 국방부가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장병들의 외출, 외박, 면회를 금지한 이후 첫 휴일인 이날 거리에는 군인들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장병들로 가득했던 음식점과 PC방 대부분은 텅 비어 있고, 택시도 손님이 없어 길게 줄을 지어 서 있었다. 화천읍의 한 음식점 주인인 이모 씨(52)는 “신종 플루 확산 이후 군부대에서 외출, 외박을 자제시켜 매출이 예년의 30% 수준에 불과했는데 이젠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박남철 화천군번영회장도 “전방지역 상권은 붕괴 직전인데 해결책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른 전방지역도 마찬가지다. 특히 금강산관광이 1년 넘게 중단된 고성군은 ‘엎친 데 덮친’격이다. 지난해 7월 이후 고성군 지역 음식점 600여 곳 가운데 200여 곳이 문을 닫았을 정도. 황상연 고성군의회 의장은 “고성지역 상권은 이번 조치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며 “인접 지역과 협의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숙 한국음식업중앙회 양구군지부장도 “양구는 장병들과 면회객들의 영업 비중이 최고 90%인데 음식, 숙박업소 대부분이 개점휴업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국방부는 최근 금지한 장병들의 휴가를 내년 1, 2월 이후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이날 밝혔다. 휴가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내년 초 이후로 연기된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휴가 금지 조치에 대해 병사들과 부모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 휴가 금지의 일부 내용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예방백신을 접종한 병사들은 면역력이 생기는 내년 1, 2월 이후 휴가를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휴가와 면회가 금지된 병사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체육활동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 다음 주쯤 각 부대에서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휴가와 외출 외박 면회를 사실상 금지한 데 대한 비판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병사의 아내라고 밝힌 이모 씨는 “휴가나 면회를 금지하면 전염병 예방이 되느냐”며 “몇 달에 한 번 보는 것도 속상한데 아빠가 보고 싶다는 아기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