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氣를 영암의 ‘기찬 명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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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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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체험 공간 조성… 올 관광객 50만명 넘을 듯
年 100억 경제효과… 2011년 수중뮤지컬 무대 부푼꿈

전남 영암군 신임 공무원들이 기찬랜드에서 기체조 수련을 하면서 기의 세계화를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영암=박영철 기자
전남 영암군 신임 공무원들이 기찬랜드에서 기체조 수련을 하면서 기의 세계화를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영암=박영철 기자
조선시대 대표적인 지리학자 이중환은 택리지(擇里志)에서 ‘월출산(809m)은 아침 하늘에 불꽃처럼 기(氣)를 내뿜는 기상을 지녔다’고 적고 있다. 지리서 동국여지승람도 ‘영암이란 지명은 3개의 신령스러운 바위가 있는 지역이란 뜻에서 유래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전남 영암군이 호남 3대 명산 중 하나인 월출산의 기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찌우고 있다. 기를 테마로 한 다양한 체험공간을 조성하고, 특산물에도 ‘기’ 브랜드를 활용하는 등 무형의 ‘기’로 유형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 기를 관광 상품으로

영암군의 신임 공무원 21명은 교육기간 중인 9일 월출산 자락인 영암군 영암읍 회문리 ‘기찬랜드’의 건강센터에서 기체조를 배웠다. 양손을 가지런히 배꼽에 모으고 ‘후’ 하며 깊은 숨을 내쉬고 손을 하늘로 뻗는 동작을 반복하는 간단한 체조 방법을 익힌 것이다. 공정옥 씨(26)는 “연수를 받느라 심신이 피곤했는데 기체조를 하니 힘이 솟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월출산 계곡은 기가 센 곳이어서 굿을 하거나 도를 닦는 단골장소였다. 굿 음식이 마구 버려지고 바위가 훼손되는 등 환경파괴가 심각하자 영암군은 월출산을 보전하고 지역 경제도 살리는 차원에서 기찬랜드를 만들었다. 기찬랜드에는 다양한 기 체험공간이 있다. 기 건강센터에서 500m 떨어진 용추골 유원지에는 1800m²(약 540평) 규모의 수영장 5개가 있다. 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월출산 계곡물을 이용하고 커다랗고 평평한 바위를 그대로 살려 수영장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천년사찰 천황사까지는 산책로 8km가 조성돼 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맞으며 기를 느낄 수 있다. 수영장 등 대부분의 시설 이용료는 무료다.

○ 기 명품화에 도전

올해 기찬랜드 관광객은 5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0만 명, 2007년 20만 명보다 크게 늘었다. 기 효과 때문에 달마지쌀 골드, 영암 무화과, 매력한우 등 특산물도 인기다. 덕분에 영암군은 연간 100억원 가량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암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축산물에는 앞으로 ‘월출산기프트’는 기 브랜드가 새겨진다. 기찬랜드에서 식당을 하는 김해선 씨(40)는 “기 상품화 이후 비수기에도 관광객이 몰리고 계곡도 몰라보게 깨끗해졌다”며 “숙박업소와 식당이 많이 들어서고 농산물 매출도 늘어 월출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영암군은 기 관광 상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기 명품화를 위한 첫 사업은 수중 뮤지컬. 2011년까지 300억 원을 들여 월출산 사자저수지(24만 m²·약 7만2000평)에 수중 뮤지컬 무대를 만든다. 연극인의 발꿈치가 물에 잠기는 수중 무대에서 월출산과 야간 조명이 어우러진 환상적 수중 뮤지컬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일태 영암군수는 “월출산은 몸에 좋은 맥반석이 많은 데다 기를 느낄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많아 참살이 휴양지로 인기가 있다”며 “다양한 기 상품을 개발해 영암을 건강체험관광 일번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영암=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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