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 사람/1인 시위 김선호 교장

  • 입력 2009년 10월 9일 0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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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사과없이 車파는건 역사모독 행위”

“역사 바로 세우기는 민족정신 구현과 후대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7일 낮 12시 광주 서구 치평동 미쓰비시자동차 광주전시장 앞. 정장 차림의 60대가 이 전시장의 철수를 촉구하는 푯말을 목에 걸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인공은 광주 효광중 김선호 교장(61·사진).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고문을 맡고 있는 김 교장은 “일제강점기에 10만 명이 넘는 징용자에게 중노동을 강요하고 광복 60년이 넘도록 임금을 주지 않은 기업이 광주에서 차를 팔겠다는 것은 역사를 모독하는 행위”라며 “교육자로서 역사적인 아픔을 저버릴 수 없어 거리로 나섰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지난달 23일 신임 일본 총리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에게 과거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격문을 보냈다. 그는 격문에서 “일본 정부의 정직하고 철저한 반성과 회개는 세계 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민주당 정권이 아픈 과거를 스스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뜻에서 글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 교장은 앞서 7월 말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중공업을 방문해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 교장은 1월 뜻있는 시민들과 함께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근로정신대 배상 소송이 기각당한 것이 모임 결성의 배경이 됐다.

올해로 교직 생활 37년째인 그는 학교에서도 역사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김 교장은 학생 교직원 학부모와 함께 올해 4·19혁명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8·15 광복절에 도심에서 거리행진을 하면서 그날의 참뜻을 되새겼다. 김 교장은 “후세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꼭 교육자만의 몫은 아니다”며 “내년 2월 정년퇴임을 하면 모임을 활성화해 시민과 함께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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