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사태때 그렇게 겪고도…”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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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비노조 공무원-지역 시민단체 싸늘

“쌍용자동차 사태 때 (민주노총을) 다 겪어 보지 않았습니까?” 3개 공무원 노조가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을 각각 결정한 다음 날인 23일 경기 평택시의 한 공무원은 아쉬움을 넘어 배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 공무원은 “쌍용차 사태로 평택지역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며 “민주노총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쌍용차 사태가 훨씬 빨리 해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노조원인 그는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택시가 노력한 것을 생각하면 (민주노총 가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결정을 바라보는 평택시 공무원들과 지역사회의 시선은 싸늘하다. 쌍용차 노조가 77일간 벌인 불법 파업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기 때문. 심지어 투표에 참가한 전국민주공무원노조(전공노) 평택시지부 조합원들도 대부분 민주노총 가입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시 공무원 1600여 명 중 노조 가입자는 490여 명인데 개표 결과 민주노총 가입에 반대하는 의견이 60%를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관리에 참여했던 한 조합원은 “많은 조합원이 쌍용차 사태 때 민주노총을 가까이 보면서 느낀 것이 많았다”며 “현재 지도부가 공백 상태라 홍보가 미흡했던 것도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쌍용차 살리기에 앞장섰던 시민사회단체도 실망하기는 마찬가지다. 백문용 뉴평택창조시민연합 사무총장은 “민주노총은 노동자 권익 증진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투쟁을 한다”며 “쌍용차 사태를 돌아보면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평택=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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