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무서워” 여고생 2명 동반자살…경찰수사

  • 입력 2009년 9월 15일 0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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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에서 단짝 친구인 여고 2학년생 두 명이 학교 친구들의 따돌림에 괴로워하다 함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학교 측도 학생 등을 상대로 집단 따돌림 여부를 파악하는 등 진상 조사에 나섰다.

15일 경기도 평택경찰서와 평택 모 여고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14분 경 평택시 용이동 모 아파트 앞마당에서 이 학교 2학년 최모(17), 조모 양(17)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들이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최 양과 조 양은 한쪽 팔과 다리를 운동화 끈으로 서로 묶은 채 발견됐으며, 최 양은 12일 오후 6시 경, 조 양은 13일 오후 6시 경 각각 숨졌다. 이 아파트 옥상에는 이들이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빈 소주병 2개가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최 양은 사고 이틀 전인 10~11일 어머니에게 '자퇴 시켜줘', '학교 가기 싫어', '학교 애들이 무서워'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10여 차례에 걸쳐 남겼다. 최 양은 또 어머니와의 전화통화에서도 힘들다며 수차례 심정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최 양은 10일에 학교에서 같은 반 학생들과 말다툼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고 조 양은 이를 말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 양의 큰언니(27)는 "동생과 같은 반 아이들에게 들은 얘기인데 조 양이 10일 오전 열이 난다며 조퇴하자 몇몇 아이들이 '○○가 없으니까 너 이제 누구랑 노냐'며 동생 책상에 물을 뿌리고, 동생 머리에 '꿀밤'을 때리기도 하는 등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최 양은 결국 이날 오후 2~3시경 무단으로 학교를 나와 숨진 채 발견되기 전까지 조 양과 함께 귀가하지 않고 등교도 하지 않았다.

유족들은 숨진 최 양 등이 평소 학교 친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해온 것이 자살동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양의 부모는 1학기 때도 최 양이 친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해 학교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양의 큰언니는 "동생이 조 양과 함께 강릉에 있다면서 10일 오후 어머니에게 '돈 좀 부쳐달라'는 전화를 했었고, 사고 직전인 12일 오후 3시쯤 통화에서는 '(조)○○가 체했는지 자꾸 토해요. 지금 약 사러 가는 길이에요'라고 말했다던데…"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학교측은 최 양과 조 양의 최근 학교 생활 등에 대해 학생들을 상대로 진상 파악에 나섰다. 경찰도 집단 따돌림이 직접적인 자살 원인이라는 정황이 드러나면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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