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공부의 기술<3>영어지문 해석:읽고,끊고,괄호 쳐라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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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인문계고 2학년 권모 양(17)은 영어 해석이 늘 어렵게만 느껴진다. 일단 모르는 단어를 보면 겁을 먹는다. 접속사, 분사, 관계사가 들어간 문장이나 복문으로 짜인 문장은 쉬운 단어로 구성돼도 해석이 쉽지 않다. 2학기부터 수능 기출문제를 풀기 시작한 권 양. 한 문장을 몇 번씩 다시 읽거나, 읽어도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좌절한다. 권 양은 “원하는 대학의 국제학과에 진학하려면 외국어영역을 1등급으로 올려야 하는데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수능 외국어영역에서 학생들은 약 50분 동안(듣기 시간 제외) 33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문제당 약 1분 30초의 시간이 주어지는 셈. 빠르게 읽고 정확하게 해석해 정답을 콕 집어내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아까운 이 시간에 번역을 하듯 한 문장 한 문단 꼼꼼히 해석할 수는 없는 노릇. 수능뿐 아니라 텝스(TEPS), 토플(TOFEL) 등 공인영어시험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빠르고 정확한 영어 해석의 핵심은 뭘까? 바로 ‘구조를 보는 눈’에 있다. 문장의 구조는 읽고, 끊고, 괄호 치는 ‘직독직해’의 기술을 연마하면 비로소 보인다. 강약을 조절하며 지문을 읽다 보면 전체 문단의 구조와 함께 핵심내용을 파악하게 될 것이다. 외국어영역 4, 5등급에 머무는 중위권 학생이라고? 이 기술만 익히면 2, 3등급은 시간문제다. 단, 잊지 말 것! 이 기술은 익힘과 동시에 훈련을 반복해 아예 체질로 만들어야 효과가 생기리라.》

총알 탄 영어해석
‘의미 덩어리’ 찾으면 나도 직독직해!


■ 어휘·문법편
단어와 기본 문법 공부는 ‘기초체력’

영어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낯선’ 것일 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해석을 해야 하는데 단어를 모르면 ‘이 단어의 뜻이 뭘까?’ 생각하며 추론할 수밖에 없다. 분초를 다투는 시험에서 ‘상상의 날개’를 펼치며 시간을 소모할 수는 없는 일. 기술 연마 전 단어부터 외우자.

1000개의 단어를 100일에 걸쳐 외운다고 가정하자. A 군은 하루 10개씩 완벽하게 암기한다는 계획으로 100일에 걸쳐 외웠고, B 양은 하루 100개씩 10일을 주기로 10회를 외웠다. 누가 더 많이 암기했을까?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반복학습의 효과는 뛰어나다.

다음으로 문법을 공부해야 한다. 독해를 위한 네 가지 기본 문법인 △분사(과거·현재분사) △관계사 △to부정사 △전치사의 용법만 완벽하게 익혀도 웬만한 지문을 해석하는 데 문제없다. 기본 문법도 공부하기 싫다면 외국어영역 1등급은 먼 얘기다. 기본 문법서나 중학교 교과서를 당장 펴서 위 네 가지만 마스터하자.

■ 문장편
읽고 → 끊고 → 괄호치고 → 해석

문장의 구조가 눈에 들어오면 직독직해가 쉬워진다.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누가’ ‘무엇을’ ‘했는지’를 중심으로 ‘의미 덩어리’를 찾는 연습을 하자. 그렇다면 어떻게 의미 덩어리를 나눌까? △주어 △동사 △목적어 △보어 △부사어 △수식어 단위로 쪼개는 것이다. 이렇게 골라낸 의미영역을 기준으로 바로바로 해석하면 된다. 의미덩어리를 의식하면서 읽고, 끊고, 괄호치고, 해석하는 방법을 연습해보자.

먼저 문장을 보는 즉시 주어와 동사를 파악한다. 주어에는 동그라미, 동사에는 밑줄을 치거나, 각각의 위에 S(주어라는 뜻의 영어 ‘Subject’의 첫 자), V(동사라는 뜻의 영어 ‘verb’의 첫 자) 등을 표시해 기호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읽으면서 보이는 네 가지 용법과 이 용법이 엮인 문장은 괄호를 친다.

『I went to his friend's home /[끊고] (looking for my brother)[괄호].

나는 그의 친구네 집에 갔었다 / (내 형을 찾으면서).

His new friend /[끊고] (whom I hadn't met before)[괄호] / looked at me /[끊고] and called out toward the room.

그의 새로운 친구가/ (내가 전에 못 보았던) / 나를 보았다 / 그리고 방을 향해 소리쳐 불렀다.』

의미 영역 위주로 끊어 읽기를 연습했다. 일반 학생들처럼 문장을 한 번 읽고 뒤에서부터 다시 해석하는 방식보다 쉽고 빠르면서도 의미 전달이 분명하다.

2009학년도 수능 외국어영역의 한 지문(그래픽)을 통해 기술을 익혀보자.

첫 문장 ‘Many people believe(많은 사람들은 믿는다)’에서 주어와 동사를 바로 찾았다. 이제 끊고 괄호를 치면서 직독직해 하면 된다. 문장 전체의 구조를 보니 ‘that’ 관계사 구문이 두 개가 등장했다. 각 that에 동그라미 ①, ②를 쳐놓자. 머릿속으로 ‘많은 사람들이 두 가지 that 이하를 믿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글을 읽자. ①that they will be free(그들은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of their anger(그들의 화로부터)/ if they express it(만약 그들이 표현한다면)/ and ②that their tears will release(그들의 눈물은 해방시킬 것이다)/ their pain(그들의 고통을). 다소 긴 문장이지만 주어와 동사를 찾고, 접속사와 관계사를 중심으로 끊어 읽으니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었다.

■ 문단편
첫 문장, 접속사, 마지막 문장을 힘줘 읽어라

영어 지문 전체를 꿰뚫어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강약을 조절하며 읽는 것이 핵심이다. 첫 문장의 내용은 반드시 기억하고, 접속사에 주의하며 해석하자. 이는 첫 문장에서 드러난 글의 방향에 ‘반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접속사와 마지막 문장을 확인해야 최종적으로 글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위 수능 기출 문제(그래픽)를 조금 더 살펴보자.

끊고, 읽고, 괄호 치는 방식으로 첫 문장을 해석했다. 즉 ‘많은 사람들은 만약 그들이 표현한다면 그들의 화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눈물은 그들의 고통을 해방시킬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 첫 문장의 내용이다. 다음 두 문장은 첫 문장을 부연 설명한다. 쭉 훑어보면서 넘긴다. 세 번째 문장에 역접의 의미의 접속사 ‘but’이 등장했다. 이 문장을 직독직해 방식으로 해석해보자.

『But/ no psychologist has ever succeeded/ (in proving/ the unburdening effects/

그러나/ 어느 심리학자도 성공하지 못했다/ (증명하는데/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효과를/

of the supposed safety valves/ of tears and anger).

무난한 배출구로 가정(추정)되는/ 눈물과 분노의). 』

첫 문장에 반대되는 문장을 발견했다. 즉 이 글은 ‘사람들은 표현하면 분노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믿지만, 어느 심리학자도 눈물과 화가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는 효과를 증명하지 못했다’로 정리된다. 이후 반대되는 내용이 없으므로 이것이 글의 중심생각이 된다.

이 지문에 해당되는 문제는 ‘주제 고르기’였다. 보기(그래픽 참조) 중 답은 ①번 ‘감정 표출의 효과에 대한 오해’다. 접속사에 유의해 해석했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 이번 ‘공부의 기술’ 취재에는 수험생 커뮤니티인 ‘수만휘’에서 외국어영역 공부 법 칼럼을 연재 중인 다음과 같은 공부의 ‘대가’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조 씨 는 수능 외국어영역에서 3회(2007∼2009학년도) 만점을 받았습니다.

① 최정우 씨(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 08학번)

② 송은경 씨(서울대 치의학대학원 08학번)

③ 조태원 씨(서울교대 컴퓨터교육과 07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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