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약발 안듣는 ‘독한 변종’ 퍼지나

  • 입력 2009년 9월 12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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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소독기웰빙식품엑스포가 열리는 충남 천안시 천안삼거리 행사장 출입구에 11일부터 신종 인플루엔자 방역용 전신소독기가 설치돼 모든 관람객이 소독을 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전신 소독기
웰빙식품엑스포가 열리는 충남 천안시 천안삼거리 행사장 출입구에 11일부터 신종 인플루엔자 방역용 전신소독기가 설치돼 모든 관람객이 소독을 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호주서 타미플루 먹고도 중태… 美선 ‘변종’ 사람간 전염
美질병센터 “예방목적 복용땐 내성 생길수도… 남용 금물”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먹어도 치료가 안 되는 내성 바이러스가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주 퍼스 지역에 사는 30대 남성이 타미플루를 증상 초기부터 투여했지만 현재 중태에 빠졌다. 이 환자는 치료제를 먹은 후 처음에는 증상이 진전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며칠 후 내성이 생긴 뒤부터는 듣지 않았다. 곧바로 의료진은 또 다른 종류의 항바이러스제 ‘리렌자’를 투약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호주 정부는 성명서를 통해 이 남성이 ‘면역체계가 약한 편’이라고 설명했지만 고위험군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10일 미국에서는 내성 변종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염된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여름캠프에서 같은 숙소를 쓴 10대 여학생 2명이 타미플루에 내성이 있는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 6월부터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서 4주간 진행된 여름캠프에서 참가자 1명이 감염 증상을 보인 것. 집단감염을 우려한 주최 측은 600명이 넘는 참가자 중 대다수에게 ‘예방 목적’으로 타미플루를 주기 시작했다.

이들 여학생 2명도 신종 플루 증상은 없었지만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타미플루를 매일 두 알씩 꾸준히 먹었다. 타미플루를 2주째 복용하던 중인 7월 12일 여학생 1명이 열이 나고 기침이 심해졌다. 이 학생은 그날 바로 신종 플루 감염자로 확진됐다. 이 학생과 숙소를 함께 쓰던 또 다른 여학생도 열이 38도를 넘나들다가 7월 20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두 사람은 리렌자를 투약한 뒤 현재는 퇴원한 상태다. CDC는 2개월에 걸쳐 이 사례를 조사한 후 10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세계적으로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총 13건이었으며 이달 들어 홍콩 이스라엘에서 1건씩 추가됐다. CDC는 “건강하거나 증상이 경미한 사람이 먹었을 경우 약에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남용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1일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이 없어도 쉽게 타미플루를 처방받을 수 있도록 지침이 바뀌면서 6일 현재 3만1112명 이상이 처방을 받았다. 보건복지가족부는 “타미플루를 복용한 신종 플루 확진자 중 289명을 검사한 결과 국내에서는 아직 내성을 보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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