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남양주 “통합” vs 구리 “반대”… 갈등 확산

  • 입력 2009년 9월 8일 02시 56분


이석우 남양주시장, 金경기지사에 건의서
박영순 구리시장 “통합 시너지 크지 않아”

경기 남양주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구리시와의 자율통합 건의서를 7일 경기도에 제출했다. ▶본보 7일자 A1·12면 보도

남양주, 구리와 첫 통합건의서

남양주시 ‘첫 시군통합 건의서’ 제출 이후 절차는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이날 오전 도청에서 김문수 경기지사를 만나 건의서를 제출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오후에는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통합 취지를 설명한 뒤 지원을 당부했다. 이 장관은 “공식적으로 건의서가 제출되면 자율통합 지원계획에 따라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지방의회 의견을 듣거나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방법으로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통합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8일 행안부 제출

남양주시가 제출한 건의서는 도를 경유해 행안부에 접수된다. 도는 구리시 의견을 들은 뒤 건의서를 행안부에 올릴 방침이다. 통합 건의서 제출 때 해당 지자체 양측 의견을 반드시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도는 구리시가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두 도시의 의견을 건의서에 첨부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지자체가 제출한 자율통합 건의서에 대해 도는 별다른 (심의) 권한이 없다”며 “단순한 경유 절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리시도 경기도에 있는 만큼 두 도시의 의견을 가감 없이 첨부해 올릴 것”이라며 “(구리시) 의견이 접수되면 곧바로 행안부에 제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도는 7일 오후 구리시에 공식의견을 요청했다. 구리시는 8일 오전 중 “통합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도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남양주시가 제출한 자율통합 건의서는 이르면 8일 오후 행안부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구리시는 강력 반발

남양주시가 전격적으로 건의서를 제출하자 구리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박영순 구리시장은 이날 “자율통합은 두 도시가 서로 원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남양주시가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어 “두 도시는 재정자립도가 50%가 되지 않고 통합해도 인구가 70만 명에 불과하다”며 “통합의 시너지효과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구리시는 특히 행안부의 여론조사 실시계획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다. 구리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여론조사가 실시되면 구리시의 분열을 가져올 것”이라며 “충분한 사전 설명 없는 주민 여론조사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리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부터 통합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전체 유권자 14만여 명 중 5만여 명이 참여했다. 대책위는 주민들의 반대서명을 조만간 행안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