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속인 ‘작업대출’

  • 입력 2009년 9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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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낮은 12명 교육
5억 대출 돕고 2억대 가로채

위조서류를 이용해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의 대출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거액의 수수료를 챙긴 일명 ‘작업대출’ 사기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일 대출 브로커 김모 씨(36) 등 3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김 씨 등에게 대출을 의뢰한 송모 씨(27)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 등은 4월 28일 재직증명서 등을 위조해 송 씨가 은행에서 3000만 원을 대출받게 해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2000만 원을 받아 챙기는 등 4월 1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같은 수법으로 대출 의뢰자 12명이 5억여 원을 대출받게 도와준 뒤 수수료 2억50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 등은 무료신문과 인터넷 등을 이용해 신용등급이 낮거나 과다 신용조회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대출 시 은행에서 물어볼 수 있는 예상 질문과 답변 등 ‘자체 매뉴얼’을 만들어 대출 의뢰자에게 암기하게끔 하는 등 별도의 교육을 했다. 은행에서 전화가 올 경우를 대비해 위조한 재직증명서에 기록된 회사의 전화번호는 자신들의 휴대전화로 착신해 놓았다. 경찰은 이들이 은행에서 대출 의뢰자의 회사 등을 직접 찾아가 확인하지 않고 전화상으로 간단한 절차만 거치는 은행 대출시스템의 맹점을 악용해 이 같은 범행을 모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달아난 위조책 등 나머지 일당을 추적하는 한편 김 씨 등을 상대로 여죄를 계속 조사 중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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