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양에 부는 금연바람

  • 입력 2009년 9월 1일 0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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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제철소 “전직원 금연성공”
협력업체-보건소도 속속 참여

전남 광양에 금연 바람이 불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최근 흡연자가 단 1명도 없는 ‘순수 금연지대’로 거듭난 데 이어 협력업체들도 금연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8월 28일 6200명 전체 직원이 금연에 성공한 것을 축하하는 ‘금연 완료 선포식’을 가졌다. 조뇌하 소장은 “각고의 노력으로 금연에 성공한 직원들을 축하하고 지속적인 금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직원 간에 서로 관심과 배려를 가져달라”고 말했다. 금연에 성공한 직원 가족의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고, 회사 측은 가족들에게 감사의 서신을 전달했다. 광양제철소 전 직원 금연 성공은 금연학교를 운영하면서 금연보조제를 지급하고 팀별 교육을 갖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한 결과였다. 제선부 직원 A 씨(46)는 “흡연 장소가 사라진 뒤 2주 동안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쉬는 시간에 차를 몰고 회사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며 “회사로 돌아오면서 ‘내가 왜 이렇게 살까’라는 생각에 20년 피운 담배를 끊었다”고 전했다. 다른 직원은 “담배가 생각날 때마다 금연 동영상 교육에서 본 흡연자의 시커멓게 변한 폐를 떠올리며 금연에 성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는 앞으로 ‘담배연기 없는 공장’을 만들기 위해 흡연 경력이 있는 직원에게 격려 e메일을 보내고 건강검진 때 소변검사를 통해 흡연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강주성 광양제철소 건강증진팀장(47)은 “1995년부터 사내 금연 운동이 시작돼 공감대가 형성된 데다 ‘금연 전도사’인 정준양 회장이 올해 취임하면서 금연 운동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광양제철소 협력업체들도 금연에 참여하고 있다. 광양시보건소는 이 업체들이 광양제철소와 달리 자체 보건관리실이 없어 체계적인 금연 운동을 펴기 어려운 사정을 알고 올해 ‘산업체 이동(방문) 금연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방문 대상 업체는 30곳(1388명)으로 현재 9개 업체 264명이 클리닉에 참가해 60%가 금연에 성공했다.

보건소 측은 업체의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사업장 금연인증제’를 도입했다. 금연인증제 참여업체 신청을 받아 6개월 동안 금연 프로그램을 운영한 뒤 전 직원의 소변검사를 통해 금연 여부를 가린다. 전 직원이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흡연 음성 판정이 나오면 보건소가 인정하는 ‘금연 성공증서’를 회사 입구에 부착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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