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 인문학-기초과학 인재 양성

  • 입력 2009년 8월 26일 02시 55분


지금까지 2772명에 장학금 지원

“연필로 그은 선은 얼핏 눈으로 봤을 땐 1차원이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본다면 면(面)의 성질을 갖는 2차원이다. 그렇다면 대체 얼마나 가늘어야 진정한 1차원 선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이런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이 1년 반의 연구 기간을 거쳐 하나의 논문으로 완성됐다. 서울대 물리학 대학원에서 3년째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갑진 씨(28)는 ‘200nm(나노미터·10억 분의 1m) 단위 이하로 얇은 선은 1차원이다’라는 결론이 담긴 논문을 올해 4월 세계적 과학지인 네이처에 실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김 씨를 비롯해 한국에서 기초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서른 살을 훌쩍 넘기도록 번듯한 직장도, 배우자도 없이 연구에만 몰두하다 늘 돈 문제로 허덕이는 게 현실이다.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나섰다. 서울시가 장학생 선발을 위해 지난해 창립한 서울장학재단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2009 하반기 서울장학생 장학증서 수여식’을 진행했다. 서울 소재 대학에서 전일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 중 연구실적·계획이 우수한 인문학 전공 장학생 150명과 기초과학 장학생 150명, 김 씨처럼 기존 서울 장학생 중 연구 성과가 눈에 띄는 특별(과학) 장학생 3명까지 총 303명이 장학증서를 받았다. 올해 장학생 선발은 상반기(1∼6월) 301명에 이어 두 번째다. 이들은 앞으로 최대 4학기 동안 학기마다 250만(인문학)∼300만 원(과학)을 지원받게 된다. 시는 기초과학 및 인문학 핵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서울장학재단설립전인 2005년부터 시내 소재 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펼쳐왔다. 올해 상반기까지 총 2469명에게 168억900만 원이 지원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수여식에서 “서울을 미래 인재들이 모여드는 도시로 만들지 대비하는 중”이라며 “무엇보다도 순수 인문학 및 기초과학 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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