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대통령 서거] 예술인이 말하는 ‘나의 DJ’

  • 입력 2009년 8월 19일 08시 20분


“스크린 쿼터 지켜주신 영화계 은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저마다 김 전 대통령과의 남다른 인연을 소개하면서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불쑥 방문해도 반겨주셨는데…”

“1997년 MBC-TV 예능 프로그램 ‘이경규가 간다’로 대선 후보자 신분의 김 전 대통령을 인터뷰했다. 일산 집 앞으로 불쑥 찾아갔는데도 응해주셨다. 그날 이후 두 차례 정도 식사 자리를 함께 했고 대통령에 당선되신 후에는 청와대 만찬에도 몇 차례 초대되기도 했다”(개그맨 이경규)

▲“예술에 대한 조예와 사랑이 깊으신 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시기 전 ‘성공시대’등 내 영화의 시사회에 몇 차례 참석해주셨다. 예술에 대한 조예도 깊으셨고 진심으로 예술인들을 좋아해주셨다. 이것은 예술인이라면 누구나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일 것이다. 무엇보다 김 전 대통령이 스크린쿼터를 잘 지켜준 데 감사한다. 이로 인해 한국영화가 부흥할 수 있게 도와주셨고 영화인들에게 깊은 관심을 표하셨다.”(배우 안성기)

▲“영화진흥법 제정 등 큰 것을 주셨다”

“이희호 여사와 참모진과 함께 직접 극장에 나와 영화를 보시고는 ‘잘 만들었다, 흥행되겠다’며 격려해 주셨다. 영화진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영화진흥법을 제정하는 등 영화계가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갖고 도와주셨기 때문에 영화인들에게는 특히 가장 감사한 분이다.”(5ㆍ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를 제작한 유인택 기획시대 대표)

▲“지원해 주시고 간섭 않으신 멋진 대통령”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가지고 예술계에 많은 힘이 돼 주셨다. 그분 재임 기간에 국립발레단 단장을 맡은 인연이 있는데 발레리나 김지영이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하고 왔을 때 청와대로 함께 불러 격려해주시던 기억이 생생하다.”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

▲“향후 100년간 그런 분 또 계실까요?”

“향후 100년 이내에 그만한 정치인이 또 나올 수 있을까 한다. 1987년 6월 항쟁이 끝나고 다른 문화인들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을 잠깐 뵌 적이 있으며, (내가) 1992년 감옥에서 3년형을 마치고 출소했을 때는 김 전 대통령이 비서를 시켜 영지버섯 등을 보내준 일도 있다.”(김 전 대통령과는 신안 하의도 동향인 화가 홍성담 씨)

▲“평생을 국민을 위해 사셨는데…”

“평생을 국민을 위해 사신 굉장히 따뜻하고 정 많은 분이지만 너무 많은 유언비어와 오해가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연극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전반을 사랑하시고 너무 세상이 어려우니까 못 펼치셨을 뿐 본인께서 흥이 있으신 분이다.”

(연극인 손숙 씨)

▲“평화를 위해 헌신하신 분 존경합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신장, 평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분이다. 특히 대한민국 젊은 세대의 대중문화와 음악을 사랑해주신 분으로 존경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으로 조의를 표한다.” (2004년 2월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김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 서태지)

▲‘창부타령’ 좋아하시던 모습 선합니다.

“김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나와 송대관 씨 등 여러 연예인을 초대해 식사를 함께한 적이 있다. 당시 식사 자리에서 무반주로 ‘창부타령’을 불렀는데 무척 즐거워하셨던 기억이 난다.” (가수 태진아)

▲“나라의 큰 어른을 잃었습니다”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신 분이셨기에 존경과 애도를 표한다.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나라의 큰 어른을 잃어 안타깝다.”(가수 이승철)

▲“대중문화계 큰 관심…잊지 않겠습니다”

“생전에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대중문화계에 큰 관심을 가져주신 분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를 이끈 훌륭한 지도자께서 타계해 안타깝고 슬프다.”(가수 장윤정)

▲“영화 이야기 많이 하셨는데…”

“대통령이 되시기 전 영국에 계실 때 ‘서편제’를 비디오로 보시고, 한국에 돌아와 다시 극장에서 영화를 보셨다. 같이 식사를 하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한’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임권택 감독)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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