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학생 ‘에듀농활’… 낫 대신 분필 잡았다

  • 입력 2009년 8월 14일 02시 54분


경기 여주군 북내면 운암분교에서 고려대 사회봉사단 소속 대학생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영어 자료를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고려대 사회봉사단
경기 여주군 북내면 운암분교에서 고려대 사회봉사단 소속 대학생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영어 자료를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고려대 사회봉사단
고려대 사회봉사단 5일간
시골 분교서 방학캠프 열어
영어-과학 가르쳐 큰 인기

경기 여주군 북내면 중암리에 자리 잡은 북내초등학교 운암분교. 전교생이 20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시골 학교다. 여름방학이면 매미 소리만 들릴 정도로 한적한 곳이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학기가 진행 중일 때보다 활기가 넘친다. 바로 고려대 사회봉사단이 운영하는 농촌지역학교가 10일부터 이곳에서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지역학교는 지난해 말 창단한 고려대 사회봉사단이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여름봉사활동 프로그램. ‘꿈과 희망을’이라는 주제로 사교육을 경험하기 힘든 시골 학생들을 위해 영어와 과학을 가르치고 다양한 이벤트와 체육행사를 연다. 과거 농활이 논밭에서 김매고 고추 따는 ‘단순 노동형’이었다면 농촌지역학교는 이른바 ‘에듀 농활’인 셈이다. 대학생 15명으로 이뤄진 봉사단은 4박 5일간 운암분교 강당에 숙소를 마련한 뒤 영어캠프와 과학캠프를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영어캠프에서는 게임이나 노래를 통해 상황별 영어표현을 배운다. 과학캠프에서는 물 로켓 만들기, 태양열 자동차 만들기 등 생활 속 과학놀이를 체험한다.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운암분교 3학년 간다형 양(9·여)은 “선생님들이 영어를 너무 재미있게 가르쳐서 좋다”며 “내년에도 또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매일 저녁 수박 등 먹을거리를 들고 찾아와 봉사단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한다.

고려대 측은 농촌지역학교 프로그램을 방학 때마다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번 여름에 처음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인데 반응이 매우 좋다”며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봉사활동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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