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형제 절도단 → 부자 절도단

  • 입력 2009년 8월 4일 02시 59분


함께 술집 양주 털던 형 구속되자 아들 데리고 계속

아버지와 아들은 호흡이 척척 맞았다. 유흥업소 영업이 일찍 끝나는 월요일인 7월 6일 새벽에도 어김없이 범행에 나섰다. 이들 부자(父子)는 렌터카를 끌고 사전에 점찍어둔 범행 장소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흥업소로 갔다. 특수절도 전과 11범 경력의 털이 전문 아버지가 절단기 등으로 잠긴 문을 따는 사이 특수절도 전과 7범인 아들은 망을 봤다. 문을 따는 데 성공하면 유흥업소에 들어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선반에 놓인 고급 양주를 골라 배낭에 담았다. ‘발렌타인 30년산’ 등 이들이 훔친 양주는 700만 원어치에 달했다.

이 부자는 같은 수법으로 2007년 5월부터 최근까지 2년이 넘도록 서울 강남 일대 유흥업소를 털어왔다. 경찰에 진술한 범행만 21차례. 훔친 양주는 모두 896병으로 6700만 원 상당이었다. 창고나 집에 쌓아두면 꼬리가 잡힐까봐 훔친 즉시 처분했다. 남대문시장에서 고급 양주를 파는 황모 씨(58)에게 장물로 팔아넘겼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상습 절도를 한 김모 씨(56)와 아들(35)을 붙잡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아버지 김 씨는 친형과 함께 범행을 저질러 오다 2007년 형이 구속되자 아들과 범행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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