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나이롱 환자, 집으로!”

  • 입력 2009년 7월 10일 08시 08분


광주전남 손보-병원업계, 부재환자 줄이기 상생협약

광주 전남지역 교통사고 비율을 높이는 간접적인 요인으로 지적돼 온 소위 ‘나이롱환자(교통사고 꾀병환자)’를 줄이기 위한 ‘손해보험-병원’ 상생협약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체결됐다.

손해보험협회 호남지부(지부장 정성인)와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 광주전남도회(회장 박이순)는 9일 오후 광주 상무신도심 현대해상 호남본부 빌딩에서 ‘양 기관 신뢰구축을 통한 자동차보험 보상 환경개선 상생협약’ 체결식을 가졌다. 이번 협약은 ‘교통사고 전국 1위’의 불명예를 벗지 못하고 있는 광주전남에서 교통사고 환자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교통사고 부담비율 상승 및 불신풍토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손해보험업계는 이날 “협약에 따라 병원 측의 교통사고 환자 진료비 청구에 대해 진료비를 성실하게 지급하고, 미지급 진료비를 최소화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의료기관 행정 및 경영지원 담당자 모임인 병원행정관리자협회는 “교통사고 입원 환자를 적정 관리해 부재환자 발생을 예방하고 적정진료비를 청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측 대표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바탕을 둔 전국 최초의 상생협약으로 교통사고 환자의 적정진료 및 합리적 관리를 통한 보험범죄 예방은 물론이고 지역의 불명예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의 교통사고 입원율과 환자 1인당 치료비 등 자동차보험 관련 통계 수치가 전국 평균보다 높아 뚜렷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손해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광주전남 자동차보험 가입 사고운전자 등의 입원율은 63%로 전국 평균(54%)보다 9%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교통사고 환자 1인당 치료비도 411만 원으로 전국 평균(354만 원)을 훨씬 넘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 비율과 자기공명영상(MRI)촬영 비율도 광주 전남이 각각 20%와 9%로 전국 평균(15%, 7%)을 웃돌았다.

이 자료는 삼성 메리츠 현대 동부 교보Axa 등 5개 손해보험사에 청구된 자동차보험금 지급명세를 기초로 한 것. 손해보험협회 측은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하루 빨리 생산현장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장기입원 등을 통한 보험금 수혜를 노리는 심리가 ‘나이롱환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여기에 일부 병원의 진료비 과다 부당청구 행태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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