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북 외국인학교 학생 없어 문닫을 판

  • 입력 2009년 7월 1일 06시 54분


170명 정원에 전교생 10여명
“경영난으로 폐교” 道에 통보

전북외국인학교(이사장 로버트 할리)가 학생수 부족에 따른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전북 전주시 덕진동 옛 도지사 관사에 있는 전북외국인학교는 30일 “정부와 도의 지원이 줄어들고 학생들의 수업료만으로 운영하기 어려워 이번 학기(7월)를 끝으로 학교가 문을 닫게 된 것을 전북도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전교생 12명 중 4명이 외국 및 타 도시로 전학을 결정했고, 8월부터 시작되는 새 학기에 입학할 학생도 없어 더는 운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2001년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외국인 교사 4명, 행정인력 8명 등 12명으로 설립된 전북외국인학교는 정원이 170명이지만 전교생이 10여 명에 불과하다. 1인당 연간 800만∼1000만 원의 수업료를 받고서도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매년 적자를 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는 그동안 1500평의 터와 400평의 건물, 교사 전용 기숙사를 비롯해 2억3000만 원의 개보수비와 임대료를 지원했고 정부도 운영비 1억4000만 원을 보조했다.

외국인학교가 이처럼 경영난을 겪은 것은 전북에 외국인 상주직원이 거의 없어 입학자원이 없는 데다 값비싼 교육비 때문에 소수 외국인 근로자들도 자녀 입학을 꺼려 정원의 10%도 채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 학교는 외국에서 태어났거나 오래 생활한 대학교수나 고위 공무원, 상사 직원 자녀들이 주로 다녔다.

전북도가 외국인학교에 매년 운영비를 보조하는 것에 대해서도 ‘특정 학교에 대한 특혜’ 논란이 계속돼 도의 지원도 매년 줄어들었다. 외국인학교가 자구책을 찾지 못한 채 예정대로 다음 달 폐교한다면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학교를 설립한 도의 계획은 사실상 수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 관계자는 “제3자 인수 등 회생 방법을 찾기 위해 도교육청이나 학교 측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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