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6·25전사 장루이 소령의 인연 이으렵니다

  • 입력 2009년 6월 8일 06시 20분


홍천군-佛사나리쉬르메르 실질교류 양해각서
도시축제-문화교류-특산물 교역 등 증진키로

반세기 넘는 인연을 간직한 강원 홍천군과 프랑스 사나리쉬르메르 시가 이제야 본격적인 교류를 시작했다. 홍천군은 노승철 군수 등 5명의 대표단이 5월 30일부터 3일간 사나리쉬르메르 시를 방문해 도시 축제와 문화 교류, 특산물 교역 증진 등 3개항의 교류 활성화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두 고장의 인연은 6·25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발단은 유엔군으로 참전해 홍천지구 전투에서 전사한 사나리쉬르메르 시 출신의 의무장교 쥘 장루이 소령. 그는 1950년 11월 26일 한국에 온 뒤 이동병원의 의무대장으로 원주 등 5개 지구 전투에서 부상병을 돌보면서 대민 진료에 힘썼다. 특히 1951년에는 홍천군 두촌면 자은3리에 주둔하면서 주민들의 질병 치료에 헌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해 5월 8일 두촌면 장남리에서 한국군 부상병 2명을 치료하고 복귀하던 중 중공군의 지뢰를 밟고 숨졌다. 34세의 꽃다운 나이였다. 그리고 35년이 흐른 1986년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홍천군이 한불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전사지인 장남리에 그의 공원을 만들고 동상을 세운 것. 이것이 인연이 돼 1991년 두 고장은 자매결연을 했지만 실질적인 교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2007년 홍천군이 교류 재개 의사를 사나리쉬르메르 시 측에 전달하자 사나리쉬르메르 시는 올해 도시 축제에 홍천군 인사들을 초청했다. 비로소 교류의 물꼬가 트인 것.

홍천 주민들도 장루이 소령을 잊지 않았다. 홍천문화원과 홍천군의사회는 2004년 그의 생일인 10월 28일 장루이 소령 공원에서 추념식을 가졌고 그 뒤로는 전사일보다 하루 앞선 매년 5월 7일 추념식을 갖고 있다.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의 항구도시인 사나리쉬르메르 시는 면적 19km²에 인구 1만8000여 명으로 규모는 작지만 주류와 관광산업이 잘 발달돼 있다. 사나리쉬르메르 시를 방문한 홍천군 대표단과 두 고장의 사연은 프랑스 광역 일간지 바르마탱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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