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3개교 ‘자율고’ 신청… 내달말까지 전국 30곳 선정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4분


예비조사보다 반 이상 줄어

금천-도봉-성북-용산-중랑 서울 5개구 신청 한곳도 없어

서울지역 총 142개 일반계 사립 고등학교 가운데 33개 학교가 자율형사립고 전환을 신청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교법인의 건전성과 학교가 위치한 지역적 특성 등을 고려해 최대 10개 학교를 선정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29일까지 자율형사립고 전환 신청을 접수한 결과 중앙고, 휘문고, 은광여고, 보인고, 한가람고 등 총 33개 학교가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를 거쳐 7월 말까지 선정 학교를 발표할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강남구에서 4개, 동대문구에서 3개, 종로구에서 3개 학교가 신청했으며 금천구 도봉구 성북구 용산구 중랑구 5개 구에서는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에서는 대상학교 23개 가운데 8개 학교가 신청서를 냈다.

2010학년도부터 문을 여는 자율형사립고는 학생들로부터 수업료를 많이 받는 대신(서울지역의 경우 무제한) 교육과정을 50% 범위에서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다. 또 교사자격증은 없지만 유능한 전문인력을 정원의 3분의 1까지 교사로 임용할 수 있어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상당부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수업료 및 입학금 총액의 5%를 법인 전입금으로 확보하고 추첨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해야 하는 제약을 받게 된다. 이런 제약 때문에 사립 고교들이 선뜻 전환 신청을 하지 못해 지난해 11월 시교육청이 실시한 예비조사에서는 67개교가 전환을 희망했지만 실제 신청에서는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시교육청은 신청학교가 예비조사 때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33개교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율형사립고 때문에 고교선택제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며 “우수 학생들이 자율형사립고에 지나치게 몰리게 되면 나머지 학교는 ‘3류 학교’로 전락해 고교선택제를 통한 나머지 학교끼리의 경쟁은 사실상 무의미해진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공정택 교육감은 지난달 20일 시교육위원회에 출석해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는) 10개 전후가 되면 아주 많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이어 2일 광주시교육청, 4일 부산시교육청, 5일 경상북도교육청 등 다른 시도교육청들도 자율형사립고 전환 신청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각 시도교육청은 교과부와 협의를 거쳐 전환 학교를 최종 선정하게 되며, 교과부는 신청 상황 등을 감안해 전국적으로 30개 학교를 자율형사립고로 지정할 방침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자율형사립고::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교육 공약인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자립형사립고보다 더 자율성이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수업료는 일반계고의 3배 이내이며 이를 넘길 때는 시도교육청 자율로 결정할 수 있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최소 50% 이상 충족해야 하며 나머지는 학교 자율이다. 재단전입금은 등록금 수입의 3∼5% 선이다. 그러나 신입생 선발은 시도 범위 내에서 추첨 방식을 포함해야 하며 사회적 배려 대상자 20%를 반드시 뽑아야 한다.

::자립형사립고::

2002년 평준화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학교 형태로 현재 해운대고(부산), 현대청운고(울산), 민족사관고(강원), 포항제철고(경북), 상산고(전주), 광양제철고(전남) 6개 학교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수업료를 일반계고의 3배 이내에서 받을 수 있고 전국에서 학생 선발이 가능하며 영재성검사 심층·구술면접 내신 등 지필고사를 제외한 다양한 방법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며 재단전입금이 등록금 수입의 25%로 상당히 높다. 2010학년도에는 하나고(서울)도 개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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