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빗자루 잡은 대학생

  • 입력 2009년 5월 12일 06시 59분


한남대 총학, 미화원들 여행보내고 대신 청소

대학생들이 교내 환경미화원들을 여행 보내준 뒤 캠퍼스 구석구석을 대신 청소했다.

한남대에 따르면 이 대학 총학생회는 9일 교내 환경미화원 40명을 경남 통영시로 여행을 보냈다. 통영수산물시장을 둘러본 뒤 점심을 먹고 미륵산 케이블카와 유람선을 타는 일정이었다. 총학생회 임원 4명은 며칠 밤을 새워 자료를 준비해 이날 하루 관광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학생들의 갸륵한 뜻에 학교 측은 버스 1대와 경비 300만 원을 제공했다.

미화원 공춘자 씨(57)는 “모처럼 산과 바다로 나가 바람도 쐬고 좋은 음식도 먹으니 기분이 좋았다”며 “학생들이 생각지도 않았던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어 줬다”고 흐뭇해했다.

임원들이 교내 환경미화원들과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사이 다른 학생 150명은 미화원들 대신 빗자루 등 청소도구를 나눠 들고 캠퍼스를 쓸고 닦았다. 정태웅 총학생회장(경제학과 4년)은 “우리가 무심히 버린 쓰레기를 걷어내고 쾌적한 면학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미화원 어머니, 아버지들이 음지에서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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