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전라남도]‘해양SOC의 박물관’ 여수를 주목하라

  • 입력 2009년 5월 11일 02시 57분


엑스포타운… 이순신대교… 연안개발… 박람회 앞두고 개발 박차

“엑스포 개최 전에 다리를 완공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습니다.”

7일 여수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 3공구 현장인 전남 여수시 묘도. 육지에선 도로와 다리를 연결하는 지지기반 공사가 한창이다. 바다에서는 매립작업이 끝나고 높이 40m, 지름 3m짜리 쇠말뚝을 박는 주탑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다.

2007년 11월 착공된 이 다리 이름은 ‘이순신대교’. 주탑과 주탑 간 거리가 1545m로 현수교 가운데 세계에서 4번째로 길다. 이순신대교로 이름 붙인 이유는 이곳이 임진왜란 때 노량해전이 벌어졌던 곳이기 때문이다.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설계 과정에서 주탑 사이 거리를 충무공 탄신연도(1545년)에 맞추는 등 역사적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 다리는 총연장 2.26km의 왕복 4차로로 사업비가 4933억 원이 투입되는 대역사. 광양과 묘도를 연결하는 이 다리는 여수산업단지 입구까지 도로(8.5km)로 이어진다. 도로가 개통되면 현재 1시간 걸리는 여수∼광양 통행시간이 10분 내로 줄어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서영화 대림산업 현장소장은 “현수교 공사는 보통 6, 7년이 걸리지만 엑스포의 중요성을 감안해 대회 시작 한 달 전에 완공할 계획”이라며 “웅장한 주탑과 케이블, 날렵한 모양의 상판 등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룬 이 다리가 엑스포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SOC 사업 활기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한 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3년 앞으로 다가왔다. 2012년 5월 12일부터 3개월간 펼쳐지는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여수시는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반시설이 취약한 인구 30만 명의 여수는 도로, 철도 등 SOC 사업에 2012년까지 9조2000억 원을 쏟아 붓는다. 엑스포 개최 전 완공을 목표로 13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전주∼광양, 목포∼광양 고속도로 건설에는 각각 2조796억 원, 2조74억 원이 투입된다. 2004년 착공한 전주∼광양 고속도로는 현재 75% 공정을 보이고 있다. 5109억 원이 투입되는 전북 익산∼순천 전라선 복선 전철화 사업은 2011년 4월 개통 예정이다. 도로와 철도시설이 모두 갖춰지면 서울서 여수까지 자동차로는 3시간 20분, 철도로는 2시간 50분 정도 걸린다.

여수는 관문 도로가 국도 17호선 하나밖에 없어 박람회장과 연계한 도로망도 늘린다. 여수시는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터미널∼박람회장 구간을 비롯해 석창∼둔덕, 만흥∼박람회장, 미평∼만흥∼오천 등 도심 도로 신설 및 확장공사를 위해 1713억 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김회근 여수시 도로계획담당은 “일부 구간은 설계가 이미 끝나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대전엑스포 때도 도심 도로 개설과 확장에 국비가 지원된 만큼 박람회조직위원회에 국비 요청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 해양관광 인프라 구축

여수는 317개 크고 작은 섬과 906km의 긴 해안선, 갯벌 등 다양한 해양관광자원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 인프라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세계적인 해양리조트 단지로 개발할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내 화양지구는 육지와 바다를 포함해 998만9000m² 면적에 민간자본 1조5000억 원을 유치한다. 1단계 사업인 골프 아일랜드 지구는 지난해 1월 기공식을 가졌다. 2010년까지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완공하고 2015년까지 힐탑지구 등 4개 지구에 마리나시설, 전망타워, 콘도미니엄 등을 갖춘 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여수시티파크 리조트 특구 사업은 봉계동 일대(116만3000m²)에 900억 원을 투자해 올해 말까지 대중골프장 18홀과 60실 규모의 특급관광호텔을 건립한다. 오션리조트 특구는 소호동 일대(12만 m²)에 들어선다. 민간자본 4312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7월 말 지상 7층, 지하 4층의 콘도와 3000명이 동시 이용할 수 있는 워터파크를 개장했다. 현재는 2011년 완공 목표로 지상 43층 규모의 특급관광호텔과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 공사를 진행 중이다.

신항지구는 오동도, 자산공원과 연계해 박람회 지원 관광위락시설을 설치하는 등 여수시 해양관광의 중심축으로 개발한다. 국동은 2011년까지 국비 372억 원 등 414억 원을 투입해 수산관광타운을 포함한 ‘다기능어항’으로 조성키로 했다. 최문홍 여수시 관광개발담당은 “지중해형 해양관광레저도시가 여수의 청사진”이라며 “관광 인프라가 갖춰지고 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국제적인 해양관광도시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람회 전시시설 내년 착공

여수 신항 일대 박람회 터(174만5000m²)에는 전시시설과 지원시설이 들어선다. 총사업비는 2조389억 원으로, 2012년 1월 시설 공사를 마치고 개최 한 달 전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총사업비 가운데 민자유치 규모는 7100억 원. 주택공사가 5100억 원을 들여 종사자 숙소 ‘엑스포 타운’을 짓는다. 주공은 조만간 지장물 조사를 끝내고 올해 말까지 보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쿠아리움(수족관 7000m³), 다목적공연장 등은 민자사업이 어려울 경우 정부가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현상 공모한 연면적 7만1700m² 규모의 국가관을 비롯한 주제관 등 전시시설은 조만간 실시설계 용역을 끝내고 내년 8월 착공된다. 토지공사가 조성하는 박람회장 기공식은 박람회 개최 ‘D―1000’인 8월 17일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12월 세계박람회기구(BIE)로부터 개최국 지위를 공식 인정받은 정부는 참가국 유치에 나서고 있다. 현재 참가를 확정한 나라는 일본과 터키 등 10개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2개도 참여의사를 밝혔다. 조직위는 BIE 155개 회원국과 26개 국제기구를 상대로 유치전에 돌입했다. 내년 말까지 100여 개국, 5개 국제기구를 유치하는 게 목표다.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오현섭 여수시장▼
“여수엑스포 18조 가치 창출”

《12일로 2012 여수세계박람회가 딱 3년 남았다. 경기 침체로 박람회 준비에 어려움이 많지만 전남 여수시민들은 성공 개최를 다짐하고 있다. 오현섭 여수시장(사진)에게 엑스포 준비상황을 들어봤다.》

― 박람회 준비는 잘되고 있나.

“2007년 11월 유치 이후 광역 SOC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시민들도 성공 개최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가 먼저 양보하고 배려하는 ‘내가 먼저 퍼스트(First) 운동’을 전개하고 매주 수요일을 ‘클린 수 데이(Clean 水 Day)’로 지정해 도심과 해안가를 청소하고 있다. 선진 국제도시의 문화의식을 기르기 위해 ‘엑스포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주민센터와 각급 학교에서 외국어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 박람회 콘텐츠와 파급 효과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주제는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다. 박람회는 인류가 당면한 환경문제, 해수면 상승과 이에 따른 지구적 재난을 우려하고 인간과 바다가 상생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박람회는 12조2000억 원의 생산가치와 부가가치 5조7000억 원, 7만9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마디로 여수를 20년 이상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 성공 개최 관건인 숙박시설은….

“숙박시설에 투자할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호텔 등 투자자에게 시유지를 매각하거나 무상 임대하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했다. 여수시의 3대 수변공간 중 하나인 만성리지구에 호텔, 컨벤션센터, 콘도, 해수욕장, 골프장을 만들어 관람객을 끌어 모을 계획이다. 경도지구는 전남개발공사가 투자자를 찾고 있는데 성과가 있을 것이다.”

― 여수의 발전과 비전은….

“여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남해안 선벨트(Sun Belt)’ 사업의 중남권 핵심도시다. 엑스포를 계기로 남해안 관광의 허브이자 해양산업의 거점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개최 이후에는 박람회 주제를 살려 ‘기후보호 국제시범도시’로 역할을 할 것이다. ‘지구환경정상회의’ 유치 계획도 갖고 있다.”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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