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권여사 재조사후 盧 처리 결론낼듯

  • 입력 2009년 5월 6일 02시 58분


침묵의 ‘봉하마을’ 관광객 북적어린이날인 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관광객 1500여 명이 찾아와 북적였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사저는 이날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찾아와 3시간 동안 머물다 돌아간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조용했다. 김해=연합뉴스
침묵의 ‘봉하마을’ 관광객 북적
어린이날인 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관광객 1500여 명이 찾아와 북적였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사저는 이날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찾아와 3시간 동안 머물다 돌아간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조용했다. 김해=연합뉴스
■ 盧 전대통령 영장청구 여부 결정 왜 내주로 미뤘나

林총장 의견수렴 작업 중단

100만달러 용처 수사 주력

盧홈피 ‘사람사는 세상’ 문닫고

친환경-생태 중심으로 개편

당초 검찰은 이번 주 안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를 결정하려 했으나 다음 주로 미뤘다. 그동안 임채진 검찰총장은 두루 검찰 안팎의 의견을 들어오다 4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팀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비공식 의견수렴작업을 멈췄다.

○ “계좌추적 등 추가조사 필요”

검찰이 일정을 미룬 것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에 대한 재조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권 여사 재소환 조사는 2007년 6월 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넨 100만 달러의 용처 수사와 직결돼 있다. 노 전 대통령 측에서 100만 달러 용처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한 마당에 미리 결론을 내는 것은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모양새가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

수사팀은 노 전 대통령 측의 자료가 오면 그동안 확보한 증거들과 비교한 뒤 권 여사를 재소환 조사할지, 아니면 서면조사로 끝낼지 검토할 방침이다. 만약 수사팀이 전혀 모르던 새로운 사실이 나타난다면 추가 수사가 불가피하다. 권 여사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재소환 조사가 필요하다는 쪽이다.

수사팀은 노 전 대통령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계좌추적 작업도 더 해야 한다고 본다. 4일 수사팀의 보고 자리에 참석한 대검 간부들은 “언론 보도로 알고 있던 것보다 수사 내용이 많았다. 그러나 아직 마무리가 안 됐기 때문에 구속영장 청구, 불구속기소 등 신병 처리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 방향과 관련해 임 총장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발언했다거나, 불구속기소할 뜻을 밝혔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으며 명백한 오보”라고 반박했다.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임 총장은 검찰 내부의 다양한 견해를 청취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영향을 일체 배제하고 합리적으로 처리방향을 결정할 것이니 자신의 견해와 다른 결정이 나오더라도 검찰 전체의 결정은 하나일 수밖에 없으니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 노 측,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과 100만 달러 용처는 무관”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2007년 2월경 노 전 대통령 측 요구로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이 직원을 시켜 노건호 씨의 미국 거처를 알아봤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5일 “당시 노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바 없다”며 노 전 대통령과는 무관한 일임을 강조했다. 또 “권 여사는 그 부분에 대해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 노 씨의 미국 내 거처 문제는 그가 2007년 4월 기숙사로 들어가면서 일단락됐다. 이 문제를 100만 달러의 용처와 연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 때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이 500만 달러에 대해 사전에 인지했다고 볼 만한 내용을 제시한 것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5일 오후 2시경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에 들러 3시간 정도 머물다 돌아갔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 관리팀은 이날 ‘홈페이지 개편에 관하여’라는 글을 올려 노무현 공식 홈페이지로서의 ‘사람 사는 세상’은 문을 닫고 봉하마을의 친환경 농사와 생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성격의 ‘사람 사는 공동체 세상’으로 개편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개인 홈페이지 폐쇄를 제안한 지 13일 만이다. 관리팀은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을 중심에 놓고 정치현안에 대한 이야기들이 진행되는 상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운영주체도 영농법인 봉하마을이 맡거나 회원들의 참여에 의한 것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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