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짝사랑 여인’ 권총 살해

  • 입력 2009년 4월 30일 02시 57분


군산서 미용실 주인 쏘고
자신도 머리에 총쏴 자살

29일 오전 10시 20분경 전북 군산시 경암동 C미용실에서 군산경찰서 나운지구대 소속 조모 경위(46)가 미용실 여주인 이모 씨(37)의 머리에 권총을 쏜 뒤 자살했다. 이 씨는 병원으로 후송된 지 2시간 반 만에, 조 경위는 7시간 만에 각각 숨졌다.

처음 발견한 집주인 문모 씨(59·여)는 “10시 20분경 집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탕’ 소리가 두 번 들려 미용실로 가보니 머리에 피를 흘리면서 방바닥에 남자가 엎어져 있고 여자는 방안 벽 쪽에 피를 흘리고 누워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발견 당시 머리에 실탄 1발을 맞아 피를 흘린 채 신음하고 있었으며 조 경위 역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었다. 나머지 실탄 1발은 유리창 틈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미용실 여주인을 좋아하던 조 경위가 이날 미용실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순간적으로 권총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족과 피해자 주변 인물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경위는 2007년 이 미용실 관할지구대인 경장지구대 사복조로 근무할 때부터 이 씨를 알았으며 이후 미용실을 자주 드나들며 음식을 시켜 먹기도 해 이 씨가 친구에게 “창피해서 못살겠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8시 20분경 지구대에 출근한 조 경위는 곧바로 실탄 3발과 공포탄 1발이 든 38구경 권총을 무기고에서 수령했고, 오전 9시 반경 부하 직원에게 “순찰차에 기름을 넣어오라”고 보낸 뒤 자신은 승용차를 타고 지구대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198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조 경위는 2007년 5월 서울경찰청에서 전북지방청으로 옮겼고 지난해 9월부터 군산경찰서 나운지구대 팀장으로 근무해 왔다.

군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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