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한-베트남 아픈 상처 벽 허문다

  • 입력 2009년 4월 23일 06시 15분


부산시민 160명 ‘베사모’ 결성

9년간 민간외교관 역할

“베트남 국민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한강의 기적’처럼 ‘메콩 강의 기적’을 만들어 낼 것으로 믿습니다.”

부산지역 대학교수와 변호사, 의사, 언론인, 사업가, 회사원 등 160명으로 결성된 ‘베트남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베사모)’ 대표단 18명은 22일 베트남 호찌민 시 친선협회를 방문했다. 베트남 통일 34주년 축하 및 부산-호찌민 시 자매결연 14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베사모 이상민 회장(부산대 명예교수)은 “1960년대 파병으로 인한 아픈 과거의 상처를 넘어 아시아의 21세기 동반자, 공동번영을 위한 선구자가 되자”고 축사를 했다. 레흥꾸억 호찌민 시 국제친선연합회 회장과 부반화 호찌민 시 공업단지관리위원회위원장, 짠두리크 호찌민 시 경제연구원장, 오반레 전 호찌민인문사회대 총장, 인민배우 짜장 여사 등 참석자 50여 명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호찌민 한인원로회 이순홍 회장, 호찌민한인회 박승욱 회장, 호찌민한인상공인연합회 김성권 회장, 호찌민 시 한인교회연합회 김영관 회장 등 한인회 관계자들도 감회에 젖었다. 소프라노 조혜령 씨의 축하노래와 호찌민시립교향악단 단원인 다오낫광 씨의 클라리넷 연주가 이어지자 참석자 모두가 한마음이 됐다. 베트남에 진 빚을 덜고 베트남을 사랑하자며 2000년 결성된 ‘베사모’가 조용한 민간외교를 알차게 펼치고 있다. 봉사와 교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벽’을 허물고 있는 것.

베사모는 2004년부터 정기적으로 10월에는 한국에서 학술심포지엄을, 4월에는 베트남에서 민간교류 행사를 갖고 있다. 유명인사 초청 강연회나 베트남 유학생과의 교류 및 봉사활동, 불우청소년 무료수술 지원 등도 빼놓을 수 없는 활동이다. 이번 방문에서도 베사모는 23일 호찌민외국어정보대를 방문해 한국어과 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요구사항을 들어줄 예정이다. 24일에는 농촌지역인 띠엔장성 초등학교를 방문해 장학금 200만 원을 전달할 계획이다.

베사모 측은 이런 민간외교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쳐 매년 50만 명의 양국 국민이 오가고 있고, 양국 간의 무역 규모도 지난해 말 현재 98억 달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대(對)베트남 투자건수도 총 2000건을 넘으면서 투자액이 158억 달러로 전체 외국인 투자액 가운데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베사모 배양수 총무이사(부산외국어대 교수)는 “우리 모두의 기원은 베트남과 한국의 공동발전”이라며 “베트남과 한국, 호찌민 시와 부산시의 관계는 날이 갈수록 더욱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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