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동]“서태지 아버지 돕자” 팬에게 억대 갈취

  • 입력 2009년 4월 17일 02시 56분


음반홍보 담당자 체포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부터 가수 서태지 씨의 음반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돌보며 10년 넘게 음성사서함에 서 씨의 근황을 올렸던 채모 씨(39·여). 그는 팬들 사이에서 ‘서태지 대변인’으로 통할 정도로 유명했다. 장수 팬들은 자연스레 그와 친분을 맺기도 했다.

서 씨의 팬 김모 씨(42)도 1993년부터 채 씨를 알고 지내며 그가 2002년 보험설계사로 변신한 뒤에도 연락을 주고받았다. 채 씨의 권유로 보험에 가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채 씨는 그런 김 씨를 철저히 이용했다. 그는 2005년 10월 김 씨에게 “서태지의 아버지가 사업 확장을 하다 빌딩도 넘어가고 회사가 어려운 처지”라며 “나는 돕고 싶어도 보험모집인이라서 안 되니 제발 가입한 보험으로 대출을 받아 돈을 빌려 달라”고 속여 1억1500만 원을 가로챘다. “언제 돈을 갚을 것이냐”고 김 씨가 재촉하자 지난해 2월에는 마치 자신이 서 씨의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준 것처럼 가짜 차용증을 만들어 보여주기까지 했다.

뒤늦게 속은 것을 깨달은 김 씨는 지난해 7월 채 씨를 고소했고 결국 채 씨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채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16일 구속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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