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까지 쏘고도 ‘닭쫓던 개’라니…눈앞에서 강도 놓친 경찰

  • 입력 2009년 4월 16일 13시 30분


경찰이 실탄까지 쏘고도 골목길에 갇힌 강도 용의자들을 놓쳤다.

16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남구 구동 모 금은방에 3인조 강도가 침입했다는 신고를 받은 시각은 오후 8시 15분경.

경찰은 현장에서 1㎞가량 떨어진 남구 백운동의 한 식당 앞에서 용의자들이 옷을 갈아입으려고 범행에 쓴 아반떼 차량을 세웠다는 신고를 받았다.

그나마도 용의자들이 금은방을 떠난 직후 피해자 중 한 명이 몸에 묶인 밧줄을 풀고 소형 오토바이로 추격한 데 힘입어 얻은 검거 기회였다.

방림지구대 순찰차 1대와 경찰관 2명이 출동해 이 차량을 발견하고 검문하려 했으나 용의자들은 달아났고, 백운지구대 순찰차와 경찰관 4명이 합세해 용의차량을 추격했다.

이 차량은 100여m 떨어진 남구 백운동 모 병원 앞 골목길에 주차된 다른 차량에 막혀 더 진행하지 못했다.

용의차량이 멈칫하는 사이 순찰차 2대가 차량의 앞뒤를 막았고 경찰관들은 경찰봉으로 차량의 앞 유리를 깨는 동안에도 용의자들이 내리지 않자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차를 향해 쐈다.

그러나 용의자들은 이 틈에 차를 몰아 어중간하게 앞을 막고 있던 순찰차를 피해 달아나버렸다.

포위했던 경찰관들은 다시 순찰차를 몰아 추격했지만 총격으로 타이어가 터진 차량도 따라잡지 못하고, 달아나는 용의자들을 바라만 봐야 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차량이 큰길로 빠져나가는 동안 갑자기 차량 흐름이 막혀 더 추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허둥대던 경찰은 뒤늦게 주변을 수색하다가 이곳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골목길에 버려진 용의차량을 발견했다. 당연히 용의자들은 모두 사라진 뒤였다.

이 사이 공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 검거를 지원해야 할 남부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은 사건 발생 20분가량이 지난 뒤에야 무전이 아닌 상황보고서를 통해 발생사실을 안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인을 놓치고, 사건 발생이 신속히 전달되지 않은 경위를 자체 조사하고 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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