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한국과 멕시코 후반 경기. 김승규가 이기혁과 충돌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한국과 멕시코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이 열린 1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은 후반 5분에 깨졌다. 골키퍼 김승규(FC 도쿄)는 수비수 이기혁(강원)과 멕시코 공격수 라울 히메네스가 공중볼 다툼을 벌이다가 높이 뜬 공을 펄쩍 뛰어올라 잡아냈다. 하지만 착지 과정에서 자신의 앞에 있던 이기혁과 뒤엉켜 넘어지면서 공을 놓쳤다. 멕시코 미드필더 루이스 로모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했다. 단 한 번의 실수가 패배를 결정짓는 뼈아픈 결승골이 되고 말았다.
이날 한국은 멕시코에 0-1로 패해 승점 3(1승 1패)에 머물면서 조 2위에 자리했다. 대회 공동 개최국 멕시코(승점 6)는 2연승으로 조 1위를 지키면서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48개국 중 가장 먼저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1998 프랑스 대회와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멕시코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맞대결 3연패를 기록했다. 또한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무승 징크스’ 탈출에도 실패했다. 1954 스위스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한국의 2차전 성적은 4무 8패가 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 골키퍼 김승규(왼쪽 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가 19일 멕시코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 후반 5분에 높이 뜬 공을 캐치한 뒤 내려오다가 자신의 앞에 있던 이기혁과 충돌해 공을 놓치고 있다. 멕시코 미드필더 루이스 로모(오른쪽 사진 오른쪽)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을 오른발로 차 득점하고 있다. 로모에게 결승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파상공세에도 결국 0-1로 패했다. 사진공동취재단/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사진공동취재단/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한국은 안방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멕시코를 상대로 51%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후반 초반에 나온 김승규의 실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영국 BBC는 “한국 골키퍼가 치명적 실수를 했다. 팀 동료의 방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골키퍼는 공을 끝까지 잡고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12일 체코와의 1차전 때 2-1 승리를 지켰던 김승규는 이날 여러 차례 선방(세이브 3회)을 보여줬지만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 웃지 못했다. 그는 “내가 공을 잡겠다는 콜(외침)이 (이)기혁이에게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면서 “조금 더 집중하지 못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승규는 실점 이후인 후반전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보충 휴식) 때 이기혁을 안아줬다. 그는 “기혁이에게 지나간 일은 잊자고 했다. 우리가 후방에서 잘 버티면 공격수들이 뭔가 하나는 해줄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 공격진은 김승규의 믿음에 끝내 응답하지 못했다. 한국은 이날 9개의 슈팅(유효 슈팅 2개)을 쏘고도 상대 골문을 열어젖히지 못했다. 후반 42분 결정적 골 기회를 놓친 게 특히 아쉬웠다. 한국은 엄지성(스완지시티)이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미트윌란)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멕시코 골키퍼 라울 앙헬이 쳐냈다. 튀어나온 공을 양현준(셀틱)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이 발에 약하게 맞아 앙헬이 앉아서 잡아냈다.
한국은 25일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A조 최약체로 평가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의 32강 토너먼트 진출 여부가 가려진다. 아프리카 예선 C조에서 강호 나이지리아를 제치고 1위로 월드컵 티켓을 획득한 남아공은 본선에서는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1무 1패로 조 최하위(4위)에 자리해 있다.
남아공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61위로 한국(24위)보다 37계단 아래다. 한국은 아직 남아공과 A매치에서 맞붙은 적이 없다. 남아공은 최종 엔트리 26명 중 19명을 자국 프로리그 소속 선수들로 꾸렸다. 이 가운데 8명이 2025~2026시즌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마멜로디에서 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남아공은 12일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멕시코에 0-2로 패했고, 19일엔 체코와의 2차전에선 1-1로 비겼다. 체코에 0-1로 끌려가던 남아공은 후반 38분 ‘야전 사령관’ 테보호 모코에나가 페널티킥 동점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남아공 공격 전개의 핵심인 미드필더 모코에나는 멕시코전에 이어 이날도 경고 1장을 받아 경고 누적에 따른 징계로 한국전에 출전할 수 없다. 여기에 A매치 통산 12골을 넣은 미드필더 템바 즈와네도 멕시코전 퇴장에 따른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로 한국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은 “주축 선수의 결장이 남아공 선수들의 정신력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스피드가 좋은 남아공의 공격을 잘 막아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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