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시애틀 행적’ 영사관도 깜깜

  • 입력 2009년 4월 15일 03시 05분


권 前총영사 “나도 답답”

검찰 조사 성과 못거둬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참석차 과테말라를 방문하는 길에 미국 시애틀에 들렀을 때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받은 100만 달러를 아들 노건호 씨에게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시애틀 주재 총영사관 근무자들은 대부분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검 중수부는 당시 주시애틀 총영사였던 권찬호 씨(사진)를 13일 소환해 100만 달러 전달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권 씨가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인 데다 2004∼2005년 대통령의전비서관 등을 지냈기에 100만 달러 전달 의혹에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권 씨는 14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시애틀에 들렀을 때에 아들 노건호 씨를 만난 적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그런 비공식 일정은 경호실이나 부속실, 의전실 같은 곳이 더 잘 알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권 씨는 노 전 대통령의 고교 후배라는 이유로 자신의 입에 쏠린 세간의 관심에 대해 “무척 곤혹스럽고 답답하다”며 “검찰에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노건호 씨가 무급 휴직을 한 상태에서 학비와 생활비가 많이 드는 유학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문제의 100만 달러가 노건호 씨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나 검찰은 권 씨를 소환 조사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만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14일 “권 씨를 급히 조사한 것은 유력한 제보에 의해서였다. 긴급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를 했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노건호 씨의 유학 시절에 경호를 맡았던 대통령경호실 소속의 이모 경호관도 소환 조사했으나 역시 특별한 진술을 얻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14일 다시 소환한 노건호 씨로부터 최근 1년간 미국 현지에서의 은행계좌 입출금 명세를 제출받는 등 특이한 자금 흐름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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