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대통령 짐 실을 승용차 필요한데…”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2분


청와대 비서관 사칭 3000만원대 車 꿀꺽

대구지방경찰청은 대통령행정비서관이라고 속이고 사업가 등에게 접근해 금품을 뜯고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사기)로 13일 조모 씨(44·무직·대구 동구 신천동)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 국회의원 선거운동에 관여한 적이 있는 조 씨는 2007년 12월경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식품 납품업체 사장 B 씨(34)에게 접근해 자신을 대통령행정비서관이라고 속인 뒤 “대통령 해외 순방 시 청와대에서 공항까지 짐을 실을 승용차가 필요하다”며 3000여만 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 1대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또 지역 모 병원 A 원장(44)에게도 접근해 “중요한 일을 하는 만큼 외모 관리가 필요하다”며 자신의 얼굴에 있는 흉터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A 원장이 병원비를 대신 부담하도록 하는 등 최근까지 2명에게서 1500여만 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조 씨는 피해자들과 통화를 할 때 “방금 청와대 회의를 마쳐 피곤하다”고 말하거나 대통령 해외 순방 시에는 자신도 해당 국가에서 머무르는 등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 씨를 상대로 추가 범행 여부를 수사 중이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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