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의료 관광객 모셔라” 부산이 뛴다

  • 입력 2009년 4월 14일 03시 01분


日투어단 첫 방한

주름제거 등 직접 체험… 외국어로 설명에 호평

“진료비 내국인의 4배”… 고부가 산업 육성키로

11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은백한의원. 일본인 여성 세키야 미호(關谷美保·35) 씨는 설사와 어지럼증으로 응급처방을 받았다. 10일 오후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팬스타 페리호를 타고 19시간 만에 부산항에 도착한 데 따른 후유증 때문이었다.

40명의 일행과 함께 부산의 ‘의료관광체험’ 행사에 참여한 세키야 씨는 간접체험보다 더 중요한 실제상황을 경험한 셈. 어머니 세키야 아키코(關谷明子·62) 씨는 “딸로 인해 한국의 의료 수준을 직접 경험했고, 도움을 받아 감사하다”며 가족들에게 줄 선물로 약을 구입했다.

일본인 의료관광체험단은 이날 오후 부산진구 서면메디컬스트리트의 ABC성형외과, 뷰티스피부과 등 4개 병원으로 나뉘어 시술과 의료상담 등 ‘뷰티 카운슬링 투어’를 즐겼다. 성형외과에서는 간단한 주름 제거 시술인 타이탄 리프트를, 피부과에서는 피부개선 레이저IPL을 체험했다. 해당 병원에서는 이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안내부터 시술 및 수술상담 등까지 모든 말을 일본어로 진행했다. 시술과 체험은 모두 공짜. 내국인보다 4배 이상의 진료비가 예상되는 미래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병원에서는 이들이 다시 찾을 것에 대비해 의료상담카드를 작성한 뒤 정기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의료관광단은 의료체험이 끝난 뒤 부산항 크루즈인 ‘팬스타 원나잇 크루즈’를 타고 아름다운 야경을 보며 하룻밤을 즐겼다. 크루즈에서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드라마 ‘겨울연가’에 출연한 이루마 씨가 직접 나와 로맨틱한 음률을 선사했고, 크루즈 위 광안대교에서는 15분 동안 환상적인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의료관광단은 12일 오전 중구 남포동과 자갈치시장, 서면 롯데백화점 면세점, 2층버스 시티투어 팀으로 나뉘어 자유시간을 보낸 뒤 오후 3시 중앙동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오사카로 되돌아갔다.

이번 제1차 의료관광체험단의 부산 방문은 부산이 고부가가치 산업인 의료관광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한 서막에 불과하다. 12월까지 10여 차례 의료관광체험단이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4개 의료기관은 2월부터 국내 의료관광전문회사인 메디투어코리아를 통해 일본에서 관광객을 모집했다. 각 병원은 지난달 27일부터 서면 메디컬센터 지하 아트홀에서 의사, 간호사 등 근무자를 대상으로 시술용어, 진료회화 등 실무 일본어 위주로 회화공부를 시작했다. 각 병원에서는 일본어 안내표지, 홍보 브로슈어, 홍보영상 등을 만들어 손님맞이에 만전을 기했다.

부산시 차원의 의료관광 활성화 대책도 힘을 보탰다. 시는 우선 외국인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 300곳을 지정하고, 의료관광 원스톱 서비스를 위한 ‘외국인환자 지원을 위한 콜센터’도 운영하기로 했다. 해외관광설명회 때 ‘해외환자 유치설명회’는 물론 오사카와 중국 상하이(上海)에 있는 해외무역사무소에 외국인 환자 유치사무소 운영, 의료관광 전담기관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 최남섭 의료관광계장은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내국인은 1인당 평균 진료비가 90만 원에 불과하지만 외국인의 국내 진료비는 4배인 360만 원에 달해 외국인 대상 ‘의료관광산업’은 고부가가치산업”이라며 “연계 관광과 숙박 등 여행경비까지 합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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