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수표 140장 시중에 떠돈다

  • 입력 2009년 4월 3일 03시 02분


검찰이 압수한 위조수표. 이 수표의 일련번호는 ‘우리은행 금천구청 발행 가다44057774∼93’으로 현재 140여 장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검찰이 압수한 위조수표. 이 수표의 일련번호는 ‘우리은행 금천구청 발행 가다44057774∼93’으로 현재 140여 장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1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대량으로 위조해 유통시킨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사용한 위조 수표 300여 장 가운데 160장은 회수됐지만 140여 장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양부남)는 2일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영등포구 등지에서 스캐너와 양면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1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 1만2000장을 정교하게 위조하고 시중에 유통한 혐의(유가증권위조 및 행사)로 총책임자인 이모 씨(48)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박모 씨(51)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위조책과 중간관리책, 유통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며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왔다.

이들은 △신원 추적이 어려운 불법체류자를 유통조직원으로 활용했고 △수표 조회를 하지 않고 또 위조 여부를 눈여겨보지 않는 영세자영업자를 상대로 위조 수표를 사용했으며 △지문이 남지 않도록 손가락에 투명 매니큐어를 바르고 △수표 뒷면에 ‘대포폰’ 번호를 적는 등 치밀하게 범행해 왔다.

검찰은 이들과 함께 위조책인 김모 씨(41) 등의 행방을 찾는 등 공범에 대한 신원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이 ‘위조책인 김 씨로부터 위조 수표를 받아 유통시킨 300여 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소각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총책임자 이 씨가 100억 원 상당의 1만 원짜리 위조지폐를 제작해 10억 원을 받고 외국 범죄조직에 넘기려 했다는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위조된 수표의 일련번호는 ‘우리은행 금천구청 발행 가다44057774∼93’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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