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MB교육, 전교조에 무릎 꿇으려나

  • 입력 2009년 3월 31일 02시 53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가 초중학생들의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하루 앞둔 어제 시험거부 조합원 122명 명단과 소속 학교를 공개했다. 정부가 엄정 대처하겠다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징계할 테면 해보라는 배짱이다.

이들은 진단평가가 학생과 학교를 줄 세우기 위한 ‘일제고사’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을 왜곡한 선동이다. 진단평가는 학년 초에 학생들이 이전 학년에 배운 것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그래야 뒤처진 학생들을 끌어올리는 맞춤 학습지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낡은 좌파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학생들을 볼모로 잡고 정치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른바 진보 진영 내에서조차 천덕꾸러기로 취급되는 전교조로부터 배운 이념으로는 눈부시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힘들다.

윤종용 공학한림원 회장(삼성전자 상임고문)은 교육좌파의 평등교육론에 대해 “경쟁하지 말자니, 지구상에 대한민국밖에 없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글로벌 시대엔 세계가 경쟁하면서 발전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데, 우리만 경쟁을 시키지 말자는 건 말이 안 된다. 수업 중 “학원에서 배웠지?” “모르면 학원 가서 물어봐” 하는 교사가 대한민국 말고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러고도 세금으로 월급 받고, 은퇴하고도 죽을 때까지 국민이 세금으로 채워주는 연금을 떳떳하게 받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내부 정파 대립에 빠져 있는 전교조는 이번에 정부와 기 싸움을 통해 세력 확대를 꾀하는 듯하다. 정부는 영어공교육 강화, 국제중 학생선발, 교원평가 등 주요 교육정책에서 번번이 전교조의 반발에 밀려 후퇴를 거듭했다. 이러다가는 4월 국회에서 교원평가 관련 교육법 개정도 못하고 전교조에 무릎 꿇을 수도 있다.

평가를 통해 학교와 교사 그리고 학생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교육정책이야말로 글로벌 시대에 맞는 방향이다. 미래 세대의 리더를 키우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교육해야 한다. 저소득 가정 출신이나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서도 학력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교육당국은 전교조의 반(反)교육적 행위를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징계함으로써 학교기강을 바로잡고 교육개혁을 완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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