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LEET]언어이해 영역 독해

  • 입력 2009년 3월 30일 02시 58분


《법학적성시험(LEET) 언어이해 영역의 관건은 독해다. 독해만 잘 한다면 문제 해결이 한결 쉬워진다. 심리적으로 자신감도 생긴다. 어떻게 독해를 잘할 수 있을까?

글쓴이의 주장이 무엇인지, 글 속에 등장하는 여러 관점의 차이는 무엇인지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면 독해 문제를 푸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지문의 흐름을 예측하는 몇 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 단어의 선택에 주목하라

○ 예시 1

『19세기에 이르기까지 개체의 발생을 설명하던 주된 이론은 ‘전성설’이었다.』

먼저 ‘전성설’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간단히 설명하자면 ‘먼저 발생했다’는 가설이다. 이 단어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나중에 발생했다’는 의미의 ‘후성설’을 연상하게 된다.

물론 ‘예시 1’ 뒤에는 ‘전성설’에 대한 설명이 요구된다. 그리고 ‘후성설’이 제시되며 ‘전성설’과 ‘후성설’ 사이의 차이에 주목하는 내용이 소개될 것이다.

그런데 ‘예시 1’에는 ‘19세기에 이르기까지’라는 구절도 있다. 이것은 ‘19세기까지는 전성설이었고 19세기 후에는 후성설이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지문은 그 둘의 단순한 차이뿐 아니라 전성설에서 후성설로 변화하는 과정을 다루는 글이 될 것이다. 다음의 예를 보자.

○ 예시 2

『식민 지배 이전 나이지리아 티브 족의 경제는 생계 영역, 위 세 영역, 극상 영역이라는 서로 독립적이고 위계적인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예시 2’의 뒤에 이어질 내용은 무엇일까? 지문에서 주로 다룰 내용은? 우선 생계 영역, 위세 영역, 극상 영역에 대한 설명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것이 글의 중심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식민 지배 이전 나이지리아 티브 족의 경제’가 핵심이므로 식민 지배 이후는 어떻게 될 것인지가 관심사가 된다. 또 식민 지배 이전의 독립적이고 위계적인 영역은 식민 지배 이후 독립적이지도 않고, 위계적이지도 않게 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데 어떻게 그 변화가 일어났는지, ‘식민 지배’라는 것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주목하는 지문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글을 쓰려면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 그 단어는 필자의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대개의 언어는 서로 의미가 대립되는 단어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필자가 선택한 단어만 봐도 앞으로 이어질 글의 내용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 선택된 문장에 주목하라

단어의 선택에 따른 지문의 전개는 자연스럽게 문장의 선택 문제로 연결된다. 다음을 읽고 뒤에 나올 지문의 내용과 핵심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 예시 3

『오늘날 우리는 법적인 문제에 있어서 사람들 사이에 합의가 있으면 당사자가 합의 내용에 구속될 뿐 아니라 합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당연히 소송을 통해 그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합의에 관한 이러한 이해는 비교적 최근에야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합의’라는 것은 ‘당사자가 합의 내용에 구속되고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위 예시를 통해 이런 개념이 최근에 생겨났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는 곧 과거의 합의란 개념이 ‘구속과 강제’라는 지금의 개념과는 달랐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과거 역사 속에서 나타난 ‘합의의 성격’에 대한 진술이 ‘예시 3’의 내용 뒤에 이어질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과거의 합의는 구속과 강제가 아니었다는 점과 그 이유 △합의가 구속과 강제를 갖게 된 과정 △변화된 이유나 상황 등이 반드시 제시돼야 한다.

물론 이에 따른 문제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본문 내용과의 일치 여부를 묻는 문제라면 ‘과거 합의의 특징에 대한 진술’ ‘변화가 나타나게 된 주된 이유’에 대한 진위를 가리는 문제가 출제될 것이다. 글의 핵심과 관련해 합의의 속성 변화에 대한 질문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다음 글의 주된 내용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 예시 4

『존 포드(John Ford) 감독은 서부 영화를 스트레스 해소용 활극에서 인문학적 깊이를 지닌 장르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높

이 평가되는데, 그의 작품 가운데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이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1962)이다.』

‘예시 4’ 뒤엔 영화에 대한 내용이 소개될 것이다. 하지만 글의 초점은 영화의 줄거리가 아니다. 영화의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내용이 등장할 것이다. ‘인문학적 깊이’라는 부분 때문이다.

‘예시 4’에 이어질 내용에서는 영화가 함축하고 있는 심층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이나 사건 등을 추상화해 해석의 근거로 삼고, 사고를 전개해 나가는 내용이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 추상화 또는 구상화

지문은 상대적인 포함 관계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추상적인 진술은 구체화를 통해 자세히 설명된다. 분류 분석 예시 비교 대조 인과 과정 서사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거꾸로 구체적 진술은 추상적 진술로 정리된다.

이와 같이 지문은 단독으로 진술되지 않고 구체화되거나 추상화된다. 여러 각도에서 대상을 확인함으로써 정확한 시선을 유지하기 위함이 주된 목적이다.

○ 예시 5

『시장에서는 이러한 수단들의 작동 여하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균형이 나타난다. 여기서 ‘균형’이란 다른 상태로 변화하지 않으려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신호 발송이나 선별이 효과적이라면 ‘분리 균형’의 상태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리 균형은 속성이 다른 거래 대상이 상이한 가격에 거래되어 거래 당사자 모두가 만족하는 다양한 가격 체계로 차별화된 시장 상태를 의미한다.

반면에 ‘혼합 균형’ 상태 하에서는 신호 발송이나 선별 같은 수단과 상관없이 속성이 다른 대상이 단일한 가격에 거래된다.

따라서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역선택의 피해가 증가하여 시장 자체가 축소되거나 소멸될 위험이 커진다.』

첫 문장에는 ‘다양한 형태의 균형’이란 내용이 담겨 있다. 따라서 첫 문장 뒤에 균형의 분류에 대한 내용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 균형을 나누는 기준은 ‘이러한 수단’의 작동에 따른 것이고, 지문 안에서 그것이 신호 발송과 선별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신호 발송이나 선별이 작동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작동될 때의 균형’과 ‘작동되지 않을 때의 균형’이 나타난다. 그 다음으로는 균형의 구체적인 특성에 대한 진술이 이어진다. 즉 ‘예시 5’의 다음 내용은 분리 균형과 혼합 균형의 구체적인 사례가 되는 셈이다.

여기서 더 생각해 볼 문제는 추상화되거나 구체화되면서 문장들이 연결될 때 필자의 관심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다음 예시를 살펴보자.

○ 예시 6

『19세기 말에 브로카는 왼쪽 뇌의 전두엽(브로카 영역)이 손상돼 상대방의 이야기는 정상적으로 이해하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은 제대로 산출해 내지 못하는 실어증 환자의 사례를 보고하였다. 브로카의 표현성 실어증 사례는 여러 종류의 언어

정보 처리 과정이 뇌의 다른 영역에서 각각 일어날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첫 문장의 ‘표현성 실어증’ 사례 뒤에는 어떤 내용이 이어질까? ‘캘리포니아의 토마스라는 남자는∼’과 같은 구체적인 실어증 사례가 제시될 수 있다. 표현성 실어증과는 다른 실어증의 예가 제시될 수도 있다. 앞 문장과 대등하게 또 다른 실어증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문은 ‘실어증의 여러 유형’이 핵심이 될 것이다. 그런데 ‘예시 6’에서는 표현성 실어증을 추상화했다. 즉 ‘언어 정보 처리 과정이 뇌의 다른 영역에서 각각 일어난다’는 추상적 진술로 연결한 것이다.

앞서 보았던 예측 방법을 적용해 보면 이 지문에서는 ‘언어 정보 처리가 뇌의 다른 영역에서 각각 일어나느냐, 아니면 전체적으로 일어나느냐’라는 문제가 핵심이다. 필자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용을 구체화하거나 추상화하면서 글을 전개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예측이 항상 딱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예측이란 지문이 전개과정을 미리 살펴보는 ‘사고의 흐름’과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측을 통해 우리는 미리 지문 내용을 폭넓게 생각해 보고,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앞서 살펴본 방법 이외에도 지문을 예측할 수 있는 수단은 많다. 단어나 문장 또는 문단의 결합을 이용한 지문의 예측, 논리 구조를 이용한 예측 방법 등 다양하다. 지문의 내용에 휘둘리지 않아야 독해 문제를 정확히 풀 수 있다. 독해에서 예측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산영 PLS 언어이해 논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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