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씨 돈 전달 의혹 ‘강서회관’

  • 입력 2009년 3월 26일 02시 59분


한국 정치인 발길 잦은 뉴욕의 대표적 한인식당

사장 K씨, 김혁규 前지사 소개로 박연차 알게돼

민주당 이광재 서갑원 의원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수만 달러를 건네받은 장소로 알려진 강서회관은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에 있는 2층짜리 100평 규모의 식당으로 뉴욕에서 가장 성공한 한인 식당으로 평가받는다.

1970년대 32번가 코리아타운 입구에 세워진 이른바 ‘1세대’ 한인 식당으로 사장 K 씨는 경남 진주 출신이며 한국의 영남 출신 정치인들과 주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과는 1979∼1983년 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과 뉴욕한인협회 이사장을 지낸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한다. 다른 영남 출신 의원들도 대부분 김 전 지사의 소개로 이 식당을 찾은 경우가 많았다.

주변 사람들은 “김 전 지사가 뉴욕에서 사업을 할 때 K 씨와 가깝게 지냈고 김 전 지사를 통해 박 회장도 소개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인연으로 이 의원과 서 의원 역시 박 회장의 돈을 이곳에서 건네받았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K 씨는 지난해 말 한국으로 들어왔으며 참고인 신분으로 몇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K 씨는 21일에는 검찰에 소환됐던 이 의원과 대질조사를 받기도 했다.

뉴욕한인회장을 지냈고 김대중 정부 때 실세 정치인이었던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이 식당이 창업할 때부터 K 씨와 잘 아는 사이다. 그런 탓에 김대중 정부 때에도 정치인 등 유명 인사들이 뉴욕을 방문할 때면 으레 강서회관을 찾아 식사를 하거나 모임을 가졌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고 백남준 씨도 이 식당의 단골손님이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유명 한인 식당 주인들은 대개 한국 정치권과 관계가 깊은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며 “강서회관은 정치인들뿐 아니라 유학생들과 일반인도 많이 찾는 대중적이고 유명한 식당”이라고 말했다.

24일 오후 동아일보 기자가 찾아간 식당에는 종업원들과 K 사장 부인이 일을 하고 있었다. 종업원들은 “사장님은 오늘 출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서회관은 1층에서는 일식, 2층에서는 한식을 제공한다. 밀폐된 방은 없고 테이블 사이에 가림막을 세워 놓았다.

뉴욕=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동아닷컴 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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