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탤런트 장자연 씨 “술자리 - 성접대 강요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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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3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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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한 탤런트 장자연 씨, 남긴 메모에 ‘연예계 치부’ 기록
KBS ‘자필 문건’ 보도… “기획사 관계자, 수차례 구타도”
기획사 관계자 “前매니저가 앙심품고 벌인 허위 자작극”
前매니저 자살 시도… 장씨 오빠 “조만간 입장 밝힐 것”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 씨(29·사진)가 전 매니저에게 건넨 문건에 “기획사 관계자로부터 술 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고 폭행까지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3일 KBS 등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장 씨가 숨지기 1주일 전 전 매니저 유모 씨(29)에게 전한 자필 문건에는 연예기획사의 특정 관계자에게서 술 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당한 내용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다.

여기엔 기획사 관계자로부터 술과 골프 접대를 요구받았고 유흥주점에서 여러 명을 접대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관계자가 장 씨를 방 안에 가둬놓고 욕설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손과 페트병 등으로 구타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보도됐다.

장 씨는 이 때문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으며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쓰고 지장까지 찍었다. 장 씨는 “배우 장자연은 거짓 하나 없으며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배우입니다. 꿈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고 문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 나오는 기획사 관계자는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의 자살 경위를 파악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문서를 확보하지 못해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만약 그런 내용이 있다면 다시 수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장 씨의 전 매니저 유 씨를 불러 조사했지만 유 씨는 “유족과의 약속”이라며 문서의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유 씨는 경찰 조사 직전 기자들에게 “장 씨가 나에게 문서를 준 것은 억울함이 많기 때문”이라며 “분명히 벌을 받아야 될 사람이 있고, 꼭 문서가 아니더라도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숨진 장 씨와 동갑내기로 친분이 두터웠던 유 씨는 “장 씨가 우울증만으로 자살한 것처럼 보여 너무 억울했다”며 “문서를 갖고 있는 유족이 원치 않아 내용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유 씨는 13일 밤 자살 소동을 벌였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유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기획사의 한 직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유 씨가) 전화를 받지 않아 이상한 생각이 들어 오후 10시쯤 오피스텔로 찾아갔더니 목을 매 자살하려 하고 있었다”며 “발견 즉시 병원으로 옮겼는데 현재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장 씨가 문건에서 언급한 기획사 관계자 김모 씨는 13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문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씨는 “우리 회사가 유 씨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 4건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 씨가 앙심을 품고 벌인 자작극”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 씨의 오빠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만간 기자회견 등의 형식을 통해 유족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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