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문화재단 출발부터 ‘삐걱’

  • 입력 2009년 3월 12일 06시 24분


이달 말 출범하는 대구문화재단(이사장 김범일 대구시장)이 대표이사 선임 문제로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대구문화재단은 10일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최근 공정성 논란을 빚은 대표이사 선임 과정을 백지화하고 선임 방식을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이 재단은 이른 시일 내에 임시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재공모할지, 추대 형식으로 외부에서 영입할지를 확정짓기로 했다.

이사회에서는 일부 이사가 공모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추대 형식으로 대표이사를 선임하자는 기류가 형성돼 외부에서 영입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대구문화재단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는 최근 공개모집에 응모한 후보자 4명을 심사해 이 가운데 2명을 뽑아 김 시장에게 추천했다. 하지만 김 시장은 대표이사 선임을 포기했다.

이는 추천위원회 일부 위원이 대표이사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게 높은 점수를 주거나 낮게 준 것으로 나타나 공정성 시비가 일고 억측이 제기되는 등 논란을 빚었기 때문.

대표이사에 지원한 지역 인사는 전 국회의원, 언론인, 대학교수, 문화단체 대표 등 4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는 추천위원회의 후보자 평가 내용이 객관성과 공정성에 일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돼 대표이사 선정 절차를 중단하고 이 문제를 재단 이사회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문화재단은 대표이사도 없이 이달 말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없더라도 문화재단은 정식으로 출범할 예정이며 당분간 시문화체육관광국장이 회의 주재 등의 업무를 대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문화재단이 대표이사도 없이 출범하면 올해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 추진에 상당한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역 문화계는 대구시가 사전에 꼼꼼한 준비 없이 일을 처리해 대구문화재단이 기형적으로 출범하게 됐다며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문화계의 한 인사는 “대구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을 놓고 올해 초부터 후보자로 거론되는 지역 일부 문화단체 관계자와 인사들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잡음이 많았다”며 “이른 시일 내에 실력과 덕망을 갖춘 인사를 대표이사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문화재단은 2003년 대구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 잉여금 140억 원과 대구시 문예진흥기금 50억 원 등 194억 원의 기금으로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정책개발, 창작활동 지원, 국내외 문화예술교류 사업 등을 추진하게 된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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