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피한 살인마… 강호순 첫 공판

  • 입력 2009년 3월 7일 02시 59분


의자 돌려앉아 방청객 시선 피해

검찰 “처-장모 살해 심리적 고통 피하려 연쇄살인”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강호순 씨(39)가 6일 법정에 섰다. 경찰에 붙잡힌 지 41일, 검찰이 구속 기소한 지 12일 만이다.

이날 오후 2시 수원지법 안산지원 401호 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강 씨는 연한 초록색 수의를 입은 채 피고인석에 앉았다.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면도를 했는지 깔끔한 모습이었다. 언론에 보도된 사진들 속 ‘친절한 매력남’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붉게 상기된 얼굴에서는 첫 재판에 따른 긴장감이 엿보였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강 씨는 낮지만 비교적 또렷하게 대답했다. 이어 검찰이 공소요지를 읽는 20여 분 동안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피고인석 의자를 비스듬히 돌려 앉아 방청객의 시선을 애써 피했다.

검찰은 이날 공소요지 진술에서 “강호순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네 번째) 처와 장모를 살해한 뒤 심리적 고통을 모면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거나 노래방에서 일하는 도우미를 상대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곧 끝날 것처럼 보였던 재판은 강 씨의 국선변호인인 김기일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팽팽한 공방이 벌어졌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범죄사실과 관련이 없는 강 씨 전과와 성격, 가정사 등을 공소장에 적시한 것은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 측은 “강 씨의 진술이나 변명이 일반인의 상식으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의 성격과 성향을 불가피하게 적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음 공판은 11일 오후 2시.

안산=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동아일보 전영한 기자


▲동아닷컴 온라인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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