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안동댐 물 마음대로 이용말라”

  • 입력 2009년 3월 3일 07시 25분


안동시의회, 정부-국회에 대구시 취수장이전 반대 건의서

“안동 시민들이 많이 섭섭해 하죠.”

경북 안동시의회 유석우 의장(60)은 2일 “대구시가 취수장을 안동댐으로 옮기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뒤 시민들 사이에 ‘일을 왜 이렇게 하느냐’며 나무라는 분위기가 많다”고 말했다.

안동시의원 18명은 최근 ‘안동댐 및 임하댐 물 이용과 관련한 건의’를 국회와 환경부, 국토해양부 등에 보냈다. 안동시를 비롯해 낙동강 유역에는 1000만 명가량이 생활하는데 특정 지역이 마음대로 취수장을 옮긴다고 발표부터 해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종합계획을 추진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A4용지 한 장의 건의문 내용에는 지역이기주의를 부추기는 듯한 자극적인 부분은 한 구절도 없다. ‘대구시’나 ‘김범일 시장’을 비난하는 표현도 없다.

다만 “안동댐과 임하댐의 물은 경남북을 포함한 유역 주민의 삶 그 자체인데 아무런 협의도 없이 물을 이용하겠다는 발상은 상식을 벗어난 생각”이라고 차분하게 지적하고 있다.

정부에 대해서는 △안동시와 협의 없이 특정 지역으로 안동댐이나 임하댐 물을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강 살리기에 맞춰 낙동강 유역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안동댐 물 이용 종합계획을 세우며, 국회는 이 같은 계획이 추진되도록 정부를 지원해줄 것을 건의했다.

유 의장은 “대구시장이 마음이 급한 나머지 제대로 협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해한다”며 “그렇다고 이 문제를 둘러싸고 지역끼리 ‘물싸움’을 벌이는 것은 점잖지 못하다”고 말했다.

대구시장은 지난달 20일 대구 상수도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옮기는 것이 확정적인 것처럼 발표했지만 정부는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1976년 준공된 안동댐은 길이 612m, 총저수량 12억5000만 t이며 1993년 준공된 임하댐은 길이 515m, 총저수량 5억9500만 t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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