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재단 이사장이 교육청에 감사요청

  • 입력 2009년 2월 24일 17시 18분


광주의 한 사립학교 이사장이 교사채용 비리를 척결해 달라며 스스로 교육청에 감사를 요구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광주 광산구 J중고 학교법인 이 모 이사장은 24일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 '전자민원창구'에 '교사공채 비리 척결 요망합니다'는 글을 올려 최근 이뤄진 이 학교 교사공채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를 요구했다.

이 학교는 지난달 23일 중 고교 정규교사 6명 및 기간제 교사 10명에 대한 신규채용 공고를 내고 이달 5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 이사장은 이 글에서 "2009학년도 교사공채 채용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여론이 분분하다"며 "학원의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해 교육청에 감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감사를 요구하는 이 전자문서에 자필 서명과 이사장 직인을 찍어 사진 파일로 첨부하고, 별도의 진정서를 교육감 앞으로 보냈다.

이 이사장은 "특히 한 지원자는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는데도, 1차 합격자 발표 때 갑자기 10위에 올랐고 최종적으로 1위가 돼 정식교사로 채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사현정(破邪顯正·사악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름)해야 할 교육현장에서까지 이러한 부정한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명확한 감사를 통해 범법행위를 바로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이번 교사공채는 중 고교의 교감 교장 및 재단실무자 등이 사정관리기구를 구성해 내용과 절차상의 공정성을 확보했다"며 "감사 결과를 지켜볼 따름"이라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 오세균 감사담당관은 "학교재단 이사장이 어떤 형식이건 스스로 학원 내부 문제에 대해 감사를 요청해 온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곧 현장 감사를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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