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병마 이겨내고 꿈 이룰거예요”

  • 입력 2009년 2월 13일 06시 22분


백혈병 등 투병 초중고생 125명 ‘꿈사랑 사이버학교’ 14일 수료식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세상 어느 졸업장보다 값진 수료증을 받는 학생들이 있다.

경남 창원시의 사단법인 더불어하나회가 운영하는 ‘꿈사랑 사이버학교’를 14일 수료하는 학생 125명이 주인공.

꿈사랑 사이버학교는 백혈병과 소아암 등으로 오랫동안 치료를 받거나 2차 감염으로 공부할 기회를 갖지 못한 청소년들이 병원과 집에서 사이버 강의를 듣는 곳. 2006년 8월 설립됐다.

이번에 수료하는 학생은 초등과정 45명, 중학과정 62명, 고교과정 11명이며 7명은 대학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희귀질환으로 장기간 고생한 광주의 김영아(가명·18) 양은 2007년 12월부터 꿈사랑 사이버학교에서 인터넷으로 공부해 전남대에 진학했다. 의상 디자이너가 장래희망.

집에 컴퓨터가 없는 부산의 김숙희(가명·19) 양은 시내버스를 타고 인근 PC방으로 가 사이버학교의 화상수업을 들으며 고교과정을 마쳤다. 김 양은 요리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근육질환으로 혼자 이동하기 어려운 경북 안동의 정장호(19) 군은 3년간 사이버교육을 받고 중학교를 졸업한다. 휠체어를 타고 수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꿈사랑 사이버학교에서는 학생과 강사가 인터넷을 이용해 서로 얼굴을 보며 질문과 응답을 할 수 있다. 본부는 창원종합운동장 106호. 교육대상은 경남을 비롯해 부산과 울산 광주 대구 경북 전남 전북 제주 등 9개 시도의 초중고교생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고 지역 기업체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부대비용과 교육설비를 후원하고 있다. 전담강사 19명이 가르치는 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전체 수강생은 479명. 초등과정이 217명으로 가장 많고 중학과정 193명, 고교과정 69명이다. 질환별로는 백혈병 206명, 소아암 152명, 빈혈 25명, 신장병 18명 등이다.

3회 수료식은 오전 10시 반부터 경남도교육청 2층 강당에서 열린다. 공부를 하다 중간에 세상을 떠난 25명의 학생을 추모하며 묵념을 올린 뒤 수료증과 장학금 수여, 학생작품 발표, 축가, 학생 장기자랑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안병익 꿈사랑 사이버학교장은 “본부 면적이 90m²에 불과해 강사 19명과 사무직원 3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육과목 확대를 위해서도 쾌적한 공간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055-266-4416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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