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군포여성 살해장소 처음엔 거짓 진술

  • 입력 2009년 2월 3일 02시 59분


50m거리 또다른 범행현장 탄로 우려… 강씨 천막서 칼 2개 발견

연쇄살인 피의자 강호순 씨가 군포 여대생 안모(21) 씨를 살해한 혐의로 처음 검거됐을 때 자백하면서 자신의 추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살해 장소를 다른 곳으로 지목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기지방경찰청 이명균 강력계장은 2일 오후 화성시 마도면 모 골프장에서 현장검증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 씨가 안 씨와 수원 실종 주부 김모(48) 씨를 안산시 팔곡동 농로에서 살해하고도 추가범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안 씨 살해 장소를 다른 곳으로 거짓 진술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지난달 25일 안 씨 살해 혐의로 검거된 뒤 처음 자백에서는 47번 국도변에서 안 씨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날 김 씨 사건 현장검증을 하는 도중 안 씨를 살해한 장소가 안산시 팔곡동 도금단지 옆 농로였다고 번복하고 안 씨 범행 가운데 신용카드를 빼앗고 살해하는 장면 등 현장검증 일부를 추가로 다시 했다. 안 씨 살해 장소는 이보다 40여 일 앞선 지난해 11월 9일 6번째 피해자 김 씨가 살해된 장소와 불과 50여 m 거리였다.

경찰은 “강 씨가 안 씨 범행을 자백하면서 살해 장소를 다른 곳으로 지목한 것은 인접한 곳에서 저지른 다른 범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한 거짓 진술이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2007년 11월 혜진-예슬 양 실종사건 이후 손톱에서 범행 단서인 유전자(DNA)가 나올 것을 우려해 이후에는 피해자들의 손톱을 잘랐다”고 밝혔다.

한편 강 씨가 지난해 7월까지 옥수수 판매를 했던 안산시 반월저수지 인근 천막에서 칼 2개가 발견됐다. 25cm 길이의 긴 칼은 지상에서, 10cm 길이의 식칼은 지하 물품저장소에서 각각 발견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강 씨가 저지른 범행에서 칼을 이용해 사람을 죽인 것은 없었다”며 “그러나 칼이 다른 범행에 사용되었는지는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3일 강 씨를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수사본부는 그대로 유지한 채 추가 범행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안산=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이철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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