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끝내 못깬 ‘투쟁노조 집착’

  • 입력 2009년 1월 1일 00시 11분


태성공업 금속노조 탈퇴 부결

탄핵당한 지회장 “소신 불변”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9시 반 울산 남구 여천동의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인 태성공업㈜ 2층 식당.

이 회사 노조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탈퇴 여부를 묻는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경제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이때 금속노조 주도의 강경투쟁 기조가 계속되면 회사가 경영위기에 직면해 조합원의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금속노조 탈퇴를 추진한 이유다.

전 세계적인 불황으로 국내 자동차 업종의 불황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부품업체의 금속노조 탈퇴 여부는 다른 회사 노조로도 확산될 수 있기에 노동계 안팎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조합원 59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한 58명이 참석해 조합원들의 관심도 높았다.

개표 결과 금속노조 탈퇴에 찬성한 조합원은 27명, 반대는 31명으로 ‘과반수 투표에 투표자의 3분의 2(39명) 이상 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금속노조 탈퇴 안건은 부결됐다.

개표 직후 노조 최상권(49) 지회장은 1층 휴게실에서 기자들의 요청으로 가진 회견에서 “회사와 조합원 모두 살아보겠다는 노력이 물거품이 돼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합원들을 제대로 납득시키지 못했다”며 “금속노조 등에서 ‘지회장이 회사에서 돈을 받고 금속노조에서 탈퇴를 추진한다’ 등의 음해가 많았던 것도 부결의 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때 옆에 있던 금속노조 울산지부의 한 간부가 “‘양심을 팔지 말라’고 했지 지회장이 회사에서 돈을 받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어 최 지회장에 대한 탄핵 안건이 조합원 투표에 상정됐다. 조합원 54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36명(탄핵요건은 투표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의 찬성으로 탄핵안은 가결됐다.

“회사의 미래와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금속노조를 탈퇴해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자”는 최 지회장의 ‘꿈’은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틈타 금속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는 금속노조의 ‘명분’에 밀려 좌절됐다.

최 지회장은 “경영안정을 통한 고용안정을 위해선 강경투쟁을 주도하는 금속노조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기자들에게 말한 뒤 총회장을 총총히 떠났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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