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풍당당’, 이화여대의 힘

  • 입력 2008년 12월 25일 14시 31분


2008년 사법시험 합격자 중 여성이 38.01%를 차지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행정고시에서는 여성합격률이 사상 처음 50%를 돌파(51.2%)했다. 취업률 등을 살펴보면 다른 분야들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인다. 그 ‘여풍(女風)의 중심에 이화여대가 있다. 이황여대는 올해 사법시험 64명(5위), 행정고시 13명(5위), 변리사 12명(5위), CPA 30명(10위)의 합격자를 배출해 A급 성적표를 받았다.

과거 이화여대는 서울대, 연•고대 등과 함께 전통 명문대학으로 손꼽혀 왔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전반적으로 여대를 기피하는 기류가 확산되며 위기를 겪었다. 그러다 최근 각종 고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많은 졸업생이 사회 각 분야로 대거 진출하면서 명문대로서의 옛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 과연 원동력은 무엇일까.

우선 우수한 학생들이 꾸준히 이화여대에 진학하고 있다. 여대 특유의 경쟁심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남녀공학 대학에서처럼 군복무 등으로 공부의 흐름이 단절되지 않고 (공부 안 하는) 남학생들이 학점을 ‘깔아주는’ 일이 없기에 여학생들 간의 경쟁이 계속되면서 서로를 자극하는 것이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 학교측의 전폭적인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각종 고시 별로 지도교수가 배정되고, 별도의 예산을 책정해 학생들의 시험준비를 지원한다. 여기에 ‘이화’라는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결합되면 화룡점정(畵龍點睛).

물론 한국의 서글픈 현실을 반영한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들의 취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가장 공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는 영역이 고시를 비롯한 각종 자격증 시험이라는 것.

*자세한 내용은 주간동아 667호(12월30일자) 참조

<주간동아 손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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