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닌 그들’이라는 ‘마음의 장벽’ 허물자

  • 입력 2008년 11월 17일 02시 49분


외국인 혐오 ‘제노포비아’ 경제위기 속 확산

“일자리 뺏어간다” 적대감

인종차별-모멸 부쩍 늘어

다문화시대 상생노력 필요

국내 외국인 거주자가 최근 120여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정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노포비아를 예방하고 건강한 다문화 공동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한 대형 포털사이트의 ‘불법체류자 추방’ 카페 게시판에는 불법체류자들이 대거 체포됐다는 내용이 ‘좋은 소식’으로 올라 있다.

‘다문화 정책반대’ ‘외국노동자대책본부’ 등의 웹사이트에도 ‘대한민국이 얼마나 무서운 나라인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내용 등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자료가 가득하다.

이들은 30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불법체류 외국인 강력 단속 및 외국인 범죄 척결 범국민대회’를 열고 거리행진까지 할 예정이다.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는 것은 외국인 범죄가 급증하고 경제위기 속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뺏어 간다’는 인식이 늘고 있기 때문.

법무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간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1990명 중 1827명(91.8%)이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노동부 산하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는 최근 직장과 관공서 등에서 인종주의적 모멸감과 차별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외국인이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정착시키지 못하면 유럽에서 외국인에 대한 무차별 폭력을 일삼는 ‘스킨헤드’가 한국 사회에도 등장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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