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4명, 장애인 집단폭행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2시 57분


40대 절도혐의 조사중 구타…무마위해 거액 합의금 건네

경찰관 4명이 지구대에서 장애인을 집단 폭행하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거액을 합의금조로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관할 당곡지구대 소속 김모(43) 경사 등 경사, 경장급 경찰관 4명에 대해 피의자 폭행 혐의로 10일 직무고발 조치를 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8시 30분경 관악구 봉천동 소재 연립주택에서 10만 원가량 든 지갑을 훔친 혐의로 지체장애 3급 병력이 있는 서모(43) 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서 씨는 오후 8시 50분경 당곡지구대에 도착했으며, 약 30분간 피의자 조사를 받던 도중 신분 확인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김 경사 등에게 주먹과 발로 폭행을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경사는 “서 씨가 어눌한 말투로 불성실하게 조사를 받고, 자신의 이름조차 진술하기를 거부해 실랑이 끝에 폭행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서 씨의 다리를 발로 걷어차고, 의자에서 쓰러뜨린 뒤 주먹과 발로 전신을 때렸다. 이에 따라 서 씨는 정강이 등에 멍이 드는 등 전치 2주의 외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 사흘간 입원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서 씨 가족은 이달 9일 관악서를 찾아와 폭행 사실을 알렸으며 관악서는 10일 직무고발 조치와 함께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 씨 가족이 찾아온 뒤 ‘속전속결’로 조용히 해결하라는 방침이 세워졌으며, 폭행을 한 경찰관들이 ‘거액’의 합의금을 마련해 오늘(14일)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지구대 관계자에 따르면 폭행 경관 1인당 2000만 원씩 모두 8000만 원을 서 씨 측에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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