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불법 사설정보지 엄단”

  • 입력 2008년 10월 7일 02시 57분


증권가 무기한 탐문수사… 유언비어 피해 땐 사법처리

탤런트 최진실 씨의 자살을 계기로 검찰과 경찰이 ‘최진실 루머’의 진원지로 지목된 불법 사설정보지, 일명 ‘지라시’ 단속에 나섰다.

경찰청은 6일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을 유포해 연예인과 기업인, 정치인 등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고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국민 불안감을 조성하는 불법 사설정보지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인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는 사설정보지가 주로 유통되는 증권사와 대기업 정보담당 부서, 사설 정보모임 등을 대상으로 무기한 진행된다. 경찰은 탐문수사를 벌여 정보지 관련 첩보와 유통경로를 파악한 뒤 피해자의 처벌의사를 확인해 적극적으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유통되고 있는 사설정보지 현황을 파악하고 사설정보지에 거론되는 유언비어의 사실 여부를 모두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소 10개 팀 이상이 불법 사설정보지 제작과 유통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 정보담당자와 일부 국회의원 보좌관, 정보기관 관계자, 전현직 언론인 등이 정기적으로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등지에 모여 정보를 취합해 생산하고 있다는 것. 사설정보지 1부에 30만∼50만 원대의 가격에 거래되지만 정확한 현황과 유통경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의 불법 사설정보지 단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2005년 4월 ‘정보지 폭력 근절대책’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한국경제리서치와 CIB데일리 등 정보지 제작업체 두 곳을 적발했다. 당시 한경리서치는 8억8000만 원, CIB데일리는 13억4000만 원의 정보지 판매 수익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도 임채진(사진) 검찰총장의 특별 지시에 따라 집중 단속에 나선다.

6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해외 출장 중인 임 총장은 4일 우크라이나에서 최진실 씨의 자살 사건을 접하고 대검에 직접 전화를 걸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범죄에 엄정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명예훼손의 정도 등을 가늠해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이라고 판단될 때에는 서울중앙지검 ‘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직접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검찰은 악의적이고 상습적인 허위사실 유포 사범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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