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동원 채무자 살해청부 혐의 수사

  • 입력 2008년 9월 24일 03시 06분


200억대 총수 돈 관리 대기업 직원, 몰래 사채로 운용

경찰, 조폭 1명 구속… “자금 출처도 조사중”

모 대기업 총수의 200억 원대 개인 자금을 관리해오던 직원이 이 돈을 몰래 사채로 운용하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살해 청부를 한 혐의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하고 재계 순위 20위권인 A그룹의 자금담당 직원 B 씨를 횡령 및 살인교사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미국 유명 경영대학원(MBA) 출신으로 수년 동안 A그룹 회장의 개인자금을 관리해오던 B 씨는 지난해부터 이자 수익을 노리고 몰래 자금을 운용했다. 그러나 돈을 빌려간 사람이 돌려주지 않자 조직폭력배에게 채무자를 살해해 달라고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 씨가 돈을 주고 동원한 조직폭력배 중 1명을 최근 구속했으며, 다른 공범들에 대해서도 다음 주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B 씨 등 2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경찰은 보강수사를 벌인 뒤 B 씨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은 B 씨의 횡령 및 살인교사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B 씨가 관리해온 자금의 성격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의 액수가 크고 여러 해 동안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관리돼 왔다는 점에서 이 자금의 출처와 명세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그룹 측은 경찰에서 “이 돈은 그룹 회장이 상속받은 개인 자금”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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